☆3.체험 수기 ☆

*** 4 겪어야할 과정들 ***

호국영인 2013. 12. 15. 12:42

※소백산 체험기※

 

방 안에서 몇 개월 동안 움직이지 못하고 밖에 세상을 오랜만에 만난 나는 ...  

제일먼저 햇빛이반가웠습니다.

태양 없이는 살수가 없다는 걸 알고는 있었지만 이렇게 되기 전까지는 크게 실감을

못한게 사실입니다.

몸을 지팡이에 의지하며 한발 한발 걸어서 밖에 출입을 열심히 하게 되었지요.

우선건강을 빨리 회복해야겠다는 생각밖에 없었습니다.

중단된 학교생활은 기약 없이 끝이나버렸지만 그때는 아무정황이 없었습니다.

 

그동안 가까이서 저를 지켜보던 가족과 친지들은 얼마나 안타까워하시는지 모두가

죄지은 표정들이었습니다.

나는 이때부터 어디서 무엇을 ? 어떻게 ?.. 해볼까 .. 한마디로 답답할 뿐이었지요.

 

부모님들은 허약해진 몸을 되살리기 위해 온갖 정성으로 몸에 좋은 보약과 음식을

챙겨 주셨습니다.

몸은 움직이면 움직일수록 기운은 북돋아지고 나는 그만큼 활동 범위가 커지면서

밭에도 나가고 산에도 가서일하고 힘닿는데 까지 시간가는 줄 모르고 나름대로

열심히 해보았지만 이럴 때마다 부모님들은 안타까운 마음에 늘 걱정이 태산

같았습니다.

그래도 나는 한시라도 더 부지런히 움직여서 부모님 일을 조금이라도 덜어드리고

싶은 마음이 간절했습니다.

그동안 저 때문에 고생하신 생각을 하면 ...  내가 할 수 있는 일이라면 최선을

다해 도와드려야겠다는 각오를 했습니다.

계절이 바뀌고.해가 바뀌고..몸은 빠르게 회복이 되었지만 시골에서 언제까지

농사일을 하고만 있어 가지고는 될 일이 아닌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렇다고 다른 사람들처럼 내가 아무데나 가서 일을 할 수 있는 입장도 아니고 ...

조금은 망설이기도 했지만 우선 나 에게 맞는 직장을 알아보기로 하자고 생각하니

또 다시 서글픈 생각이 스치더군요. 한 참 동안 고민에 고민을 거듭 했지요.

모든 것은 자기 마음먹기에 달렸다고 했듯이 지금이 아니고 나중으로 미루다보면

마음이 달라질 수도 있겠구나! 싶어 서둘러 신문광고란을 보고 연락이 되었습니다.

 

처음으로 일을 하게 된 회사는 서울에 있는 핸드백제조회사 이었습니다.

기숙사에서 생활하면서 근무를 하였기에 큰 어려움은 없었습니다.

이 회사에 들어오면서 부모님들한테는 자세한 이야기를 안 하고 서울에 볼일이

있어서 다녀온다고만 해놓고 막상 올라와서 취직을 했다는 소식을 전해 듣고는

야단들이었습니다. 객지에 보낸 것을 너무 후회스러워 하시는 입장이었기에

부모님들의 심정은 충분히 이해가 되더군요.

 

하지만.나에대한 부모님들의 걱정 때문에 내가 결심한 일을 포기할 수는 없었습니다.

이래저래 핑계와 변명으로 약 7-8 개월 정도 근무를 잘하고 있던 어느날 이었습니다.

친척 되시는 누님한분이 찾아오셔서 집에 좀 같이 가자는 것이었지요.

반가운 마음으로 누님 집을 방문하고 보니 집에는 옷을 만드는 가내공업을 하고

있었습니다.

누님은 공장을 한 바퀴 돌면서 옷이 만들어지는 과정을 설명 해주셨습니다.

그리고는 방에 들어오셔서 말씀하시기를 이왕공부를 접고 기술을 배우려고 마음

먹었으면 우리 집에서 이런 일을 배우는 것이 나중에 더 좋을 것이라는 말씀을

해주시면서 지금 있는 회사에서는 빨리 정리를 하고 나오면 부모님들도 좋아하실

거라면서 당부를 하셨습니다.

 

마음이 여린 나로서는 누님 말씀을 거절하기도 힘이 들었지만 여러모로 생각해보아도

제2 의 직장으로 옮길 수밖에 없었습니다.

일 년도 못 채우고 그만둔 회사생활이었지만 처음으로 겪어본 조직생활이 나에게는

큰 경험이 되었지요.

 

두 번째로 정해진 일터는 말 그대로 가내공업이었기에 조직이 갖추어진 곳과는 분위기가 전혀 달랐습니다.

정해진 출퇴근 시간은 있었지만 사람들은 시간에 대한개념이 부족하다는 느낌을

주었지요.

문제는 이것뿐만이 아니고 안에서 돌아가는 모든 과정들이 다 마찬가지였습니다.

하루일과의 시작은 ...   자고 일어나면 출근이고  잠자리에 들어가는 시간이 퇴근

이었습니다. 잠자는 시간 빼고는 밤낮없이 일을 할 수밖에 없을 정도로 주문이 많이

들어오기 때문에 어쩔 수가 없는 상황이었죠.

이런 생활을 처음으로 접해보는 거였지만 참아내기 힘들 정도로 어렵다는 생각은

별로 없었습니다.

정신없이 바쁘다가도 금방 조용해지는 것이 가내공업의 특징이었죠.

2년이 지나고 3년째 접어들어서는 주문량이 대폭감소하자 누님께서 그동안 바빠서

고생 많이 했으니 조용할 때 집에 내려가 푹 쉬었다 오라는 말씀이었습니다.

 

저는 이야기를 들으면서도 속으로 떠오르는 것은 '내가 할 일은 다 했구나''   

라는 생각이 순간 떠올랐습니다.

저 나름대로는 최선을 다해 도와드렸다고 생각합니다.

그동안 저를 아껴주시고 도와주신 분들께 마지막 인사를 나누고 고향으로 가는

열차에 몸을 실었습니다.

 

한 여름날의 태양은 양보가 없다는 듯...  강렬하게 내리쪼이는 빛을 받으며 집에

도착했습니다.

낮에는 덥고 뜨거웠지만 해가 기울면서는 시원한 바람이 서울에서 내려온 손님들을

반갑게 맞이하였습니다.

서울에서 내려온 손님은 '건국대학교 하계농촌봉사활동 '학생 6 명이 마침 저의

집으로 배정되어 도착했던 것입니다,

다음날부터 나는 대원들과 약속이나 한 것처럼 자연스럽게 합류가 되어 봉사활동을

하게 되었습니다.

마을곳곳을 안내하고 가가호호 방문하며 주민과의 대화, 의료봉사, 청소년활동,

관공서협조사항...등등 시간 가는 줄 모르게 바빴습니다.

하지만 지역주민들로부터 칭찬과 격려도 잊지 않았습니다.

대원들과 만남에서 헤어질 때까지 동거동락을 같이하며 보낸 정이 너무나 두터웠던

관계로 겨울방학 때는 학교에 초대를 받기도하였으며  좋은 추억과 친구가 되었지요.

그동안 함께했던 시간들은 저에게는 큰 힘과 희망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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