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누리호 4개월만에 오늘 귀환
수심 3000m 해령 지각 틈새에 금·은·구리 등 유용 금속 많아
남태평양 열수광상도 확보, 지각 움직임 느린 인도양에
더 많은 광물 있을 것으로 추정
어린 시절 누구나 한 번쯤 해적과 싸우면서 보물섬을 찾는 모험을 꿈꾼다.
이제 그 꿈을 목전에 둔 과학자들이 있다. 한국해양연구원
의 해양조사선 온누리호는소말리아 해적이 출몰하는 인도양에서 4개월간 심해 광물 탐사를 마치고
14일 거제도 장목항으로 돌아온다. 이번 탐사 결과 유용 광물이 최종 확인되면
국제기구로부터 채굴권을 얻어 본격적인 탐사에 들어갈 예정이다.
◇한반도 면적의 해저 광산 확보 가능
온누리호는 그동안 인도양 몰디브 아래 인도양 중앙 해령 해역에서
수심 3000m 심해의 광물 자원을 탐색했다. 해령(海嶺)은 큰 바다 아래 지각판이 부딪히면서
만들어진 해저 산맥으로, 지구 깊은 곳에서 용암이 분출되는 활화산 지형이다.
"이번 탐사 결과를 분석해 열수광상을 확인하면
국제해저기구(ISA)에 정식으로 탐사권을 신청할 수 있다"며
"한반도 면적만한 열수광상을 확보할 수 있는 요건을 갖춘 것"이라고 말했다.
- ▲ 한국해양연구원의 해양조사선 온누리호. 인도양에서 4개월간 심해 광물 탐사를 마치고 14일 거제도 장목항으로 돌아온다. /한국해양연구원 제공
우리나라는 이미 남태평양 통가의 배타적경제수역(EEZ) 내 열수광상 개발권을 갖고 있다. 지난해에는 남태평양 피지공화국에서 여의도 350배 크기의 열수광상을 단독 조사할 수 있는 권리를 확보했고 인도양의 열수광상은 남태평양보다 훨씬 가치가 높을 것이며 핵심은 지각의 이동 속도다. 인도양의 해양지각은 이동속도가 1년에 4~8㎝ 정도로 태평양(12~14㎝)보다 느리고 덕분에 유용광물이 이동하지 않고 같은 장소에 계속 쌓인다. 열수분출구는 해양판의 이동에 따라 변한다. 지금 활동하는 열수분출구를 찾아 해양판의 이동 속도와 방향을 계산하면 수백년 전에 쌓인 뒤 이동한 대규모 열수광상을 찾을 수 있다. '바다 속 보물섬'이 바로 그곳이다.
◇연구선에 무장 경호요원 첫 탑승 연구선으로는 처음으로 민간경호업체의 무장 경호요원 5명이 탑승했고 또 창문마다 총탄이나 로켓탄을 막는 철판이 덧대졌다. 소말리아 해적이 대형 선박을 모선으로 삼아 활동 범위를 넓히면서 탐사 해역도 해적의 영향권에 들어갔기 때문이며 온누리호 탑승원들은 출항 전 1달 동안 국토부와 국가정보원으로부터 해적 대비 훈련도 받았다. 인도양에선 아덴만에 있는 청해부대로부터 실시간으로 해적 활동 상황을 통보받았다. 이 단장은 "온누리호에 고속으로 달려오는 괴선박 때문에 모두 대피하고 무장 요원들이 대응에 나선 일도 있었지만, 다행히 어선으로 밝혀졌다"고 말했다.
☞ 열수광상(熱水鑛床)
해저 지각의 틈새로 스며들었다가 다시 분출되는 뜨거운 바닷물에서 분리된 광물의 집합체. 금·구리·아연 등의 유용 금속들이 많아 각국이 개발 경쟁을 벌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