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은 언제나 붉은 칠이 벗겨진 쇠창살 사이로 쪼개져 보일 터였다. 지난 8일 경기도의 한 곰사육 농가에서 본 곰들은 힘없이 바닥에 앉아 우리 밖만 쳐다보고 앞뒤로 몇 발짝 움직일 수도 없는 공간에서 증식 금지를 위한 중성화 수술을 받았기 때문일까. 유달리 기운 빠져보이고 생기를 잃은 곰들이 많았고 30분쯤 지켜보는 사이 사육곰들이 움직임을 보인 것은 딱 한 차례, 사진 찍던 기자 앞의 곰이 갑자기 앞발을 위로 들어올리며 일어서 큰 소리로 위협했고 맹수의 본성을 찾은 듯한 표정은 그때 잠깐뿐이고, 곰은 다시 배설물이 섞인 진흙탕 위에 멍하니 앉아버렸으며. 죽어야만 풀려날 수 있는 감옥에 갇혀 하루하루 죽을 날만 기다리고 있었다.
▲ 사육곰 매입하겠다던 환경부관련 계획 모두 백지화하고 슬그머니 중성화수술 진행 중
▲ 개체수 증식 방지는 '미봉책' 근본 대책 없이 곰 1000마리 죽을 때까지 좁은 공간 방치해
환경부는 사육곰들의 중성화 수술을 언론이나 외부에 제대로 알리지 않고 진행하며 현재 사육곰 대책을 담은 특별법은 국회에 계류 중이고 증식 금지 예산의 근거 법령도 없이 곰 사육농가와 환경단체들이 정부가 밀어붙이는 '비밀작전'을 의심에 찬 눈으로 보고, 정부가 언제 태도를 표변할지 몰라 불안한 맘을 놓지 않고 있으며 증식 금지가 사육곰 대책의 첫 단계이고, 추가 조치가 이어질 것이라면 굳이 중성화 수술을 감출 이유도 없고 동행한 녹색연합 황인철 자연생태국장은 "환경부는 2005년부터 함께 사육곰 대책을 논의해온 녹색연합에도 중성화 수술 현장을 공개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환경부는 지난해 6월까지 사육곰들을 모두 매입하는 방안을 검토하다 갑자기 키를 돌려 전국사육곰협회, 감정평가 전문가, 녹색연합 등으로 구성된 민관협의체와 해왔던 논의를 백지화하고, 중성화 수술 카드를 들고나온 것이며 일단 사육곰 개체 수를 더 늘리지 말고 추가 반입도 하지 않는 협약을 맺은 농가에는 420만원의 인센티브를 줬다. 대책 없이 불어나고 있는 개체 수를 세워 놓자는 데는 뜻을 같이해 적잖은 농가들이 정부와 수술 협약을 맺었고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장하나 의원이 공개한 자료를 보면 환경부는 2016년까지 중성화를 완료할 계획이다.
하지만 농가에선 여전히 미덥잖은 시선을 거두지 않고 1980년대 초 정부가 장려했던 곰 사육은 그 후 답을 못 찾는 정책의 상징물이 됐으며 판매는 금지되고, 사람들의 인식이 바뀌어 곰 사육농가를 찾는 사람도 급감하는 사이 개체 수만 급증한 것수입을 내지 못하고, 막대한 사료비만 들여온 농가들에게 증식 금지는 미봉책에 불과할 뿐 개체 수만 세워놓고, 우리에 갇혀 있는 1000여마리의 곰들은 새로운 대책이 나오지 않으면 무기한 방치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고 곰 사육 우리를 보여준 농민 ㄱ씨는 "증식 금지를 하고 중성화 수술을 해주는 것까지는 좋지만 그 이후 어떻게 할 것인지 환경부는 아무 얘기도 안 하고 있다"며 "수술 받은 개체마다 주는 인센티브만으로는 1~2년치 사료값밖에 안된다"고 답답해했다.
중성화 수술은 사람들의 궁한 형편에서 나온 발상일 뿐, 곰 입장에서는 목숨까지 위태로워질 수 있는 일이고 실제 갑작스러운 중성화 수술 과정에서 목숨을 잃은 곰들도 있다. 전국사육곰협회 김광수 사무국장은 "중성화 수술을 받은 389마리 중에 15마리가 수술 후에 폐사했다"며 "폐사한 곰은 환경부로부터 한 마리당 620만원의 보상금을 받기로 했다"고 말했다. 620만원은 농민들이 기대하는 곰 한 마리 가격의 4분의 1 정도라고 했다. 황인철 국장은 "인도적인 차원에서도 수명이 20년 넘은 곰들을 죽을 때까지 좁은 우리에 가둬두는 것은 바람직하지 못하다"며 "정부는 기존의 전량 매입 방안을 포함해 농가와 사육곰들의 고통을 줄일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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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람들의 잔인함은 어디까지 갈까..
우리에 갇어두고 한발자국도 움직일 수없게 만들어 놓은
사람들이 이제는 개체수를 줄인다고 중성화 수술로 힘없는
곰을 만들어 놓고 처리곤란하여 쩔쩔매고 있는 것이다.
곰을 사육한다는 자체도 욕심이었고 또 사람이 곰의 목숨을
좌지우지 한다는 자체도 잘못된 것이 아니겠는가
생명체 자체는 무엇으로 태어났더라도 모두가
혼을 갖고 움직이고 있기에 그들을 무시해서는 안될 것이다.
사람들만이 영장의 동물이라지만 영장인 사람들이 이렇게
말못하는 짐승을 죽어야만 나올 수있는 감옥안에 갇어두고도
양심없는 행동을 하고 있는 비정한 사람들이다.
자신들이 하는 행동들이 얼마나 잘 못되었는지를 자각하지
못하고 있는 그들이 갇혀있는 곰들보다 더 불쌍한 생각이다.
다음을 생각해본다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