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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속 방치 이라크댐 붕괴 위기..100만명 목숨 촉각에

호국영인 2016. 3. 7. 18:31

전쟁속 방치 이라크댐 붕괴 위기...

100만명 목숨 촉각에...


(서울=뉴스1) 배상은 기자 = 이라크에서 가장 큰 댐인 모술댐의 붕괴 가능성을 경고하는 목소리가 높아지는 가운데 죽음의 공포에서 담담히 일상을 보내고 있는 이들이 있다. 모술댐이 위치한 티크리스 강 상류에서 불과 10km 아래 소도시, 와나에 살고 있는 주민들이다.

전문가들은 만약 모술댐이 실제 붕괴한다면 엄청난 양의 물이 강줄기를 따라 첫번째 도시인 와나를 덮쳐 최소 수심 15m의 홍수가 발생할 것으로 경고하고 있다. 그러나 7일 AFP통신에 따르면 약 1만여명의 와나 주민들은 언제터질지 모르는 강둑 주변에서 여전히 일상을 맞고 있다.

모술댐의 붕괴 위험에 직면한 와나(Wana)시 ©afp=News1
모술댐의 붕괴 위험에 직면한 와나(Wana)시 ©afp=News1

와나 시내에서 조그만 편의점을 운영하고 있는 바샤르 이스마일(63)도 "만약 댐이 붕괴할 예정이었다면 정부는 미리 주민들에 대피 지시를 내렸어야 했지만, 그들은 우리에게 어떤 말도 해주지 않았다"며 "말도 안된다"고 분노했다. 이스마일은 13명의 자녀를 둔 가장이다.

이라크 주재 미국대사관은 최근 발표한 성명에서 모술댐 붕괴시 티크리스 강 유역 도시에서 최소 50만~최대 147만명이 목숨을 잃을 가능성이 있다고 추산했다.

3일(현지시간) 와나시의 티크리스강 유역에서 한 어린아이가 쓰레기를 뒤지고 있다. 티크리스강 주변은 와나 주민들에게 삶의 터전이다. ©afp= News1
3일(현지시간) 와나시의 티크리스강 유역에서 한 어린아이가 쓰레기를 뒤지고 있다. 티크리스강 주변은 와나 주민들에게 삶의 터전이다. ©afp= News1

이라크 정부는 부랴부랴 보수 공사 계약을 체결하고 공사에 착수했으나 와나에는 여전히 절망과 회의감이 팽배한 분위기다.

앞서 2일 이라크 정부는 이탈리아 기업 '트레비'와 3억달러 규모의 댐 보수공사 계약을 체결했다. 보수 공사는 이미 시작됐지만 본격적인 공사를 위해서는 앞으로 수개월이 더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주민 지아드 사이드도 보수 공사에 대해 "도대체 무엇을 하려는 건지 모르겠다"며 "이슬람국가(IS)의 트럭이 공사 차량에 섞여 들어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데 댐은 무너지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2014년 IS에 점령됐다가 현재는 쿠르드자치정부(KRG)의 관리하에 있는 모술댐 주변 지역은 여전히 IS의 위협에 시달리고 있다.

지아드는 "주민들은 여전히 댐이 붕괴될 것이란 공포에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며 "다른 도시로 대피하는 것을 고려하는 주민들이 계속해서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알리 모하메드 살레 와나시장은 "정부로부터 모술댐 붕괴 가능성과 관련해 어떤 경고나 대피 계획 등도 내려온 바 없다"며 "아직까지는 평온한 상태"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그러나 만약 댐이 정말로 붕괴한다면 우리는 아마 살아남지 못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