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한국전쟁 특수로 그들의 경제는 '가미가제(神風)'이라고 불릴 만큼 최대 호경기로, 전후 폐허의 잿더미에서 금방 일어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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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도 기자의 NARA 앨범 44] 날짜 미상의 한국전쟁 사진들
[오마이뉴스 박도 기자]
▲ 미군에게 구호물자를 받고자 몰려든 인파.
ⓒ NARA
'공짜처럼 무서운 게 없다'
6.25 한국전쟁은 20세기의 그 어떤 전쟁보다도 민간인 희생 비율이 높았다. 그래서 전쟁 전문가들은 한국전쟁을 '더러운 전쟁'이라고 말한다. 전쟁에서 인명 피해를 정확히 집계하기란 매우 어려운 일이다. 하지만 여러 연구자들이 추산한 바, 6.25전쟁 기간 중, 남북 및 해외 참전용사 그리고 민간인까지 합치면 약 500만 명이 사망·부상·실종됐다고 한다.
한국에서 발생한 이런 엄청난 전화(戰禍)와 달리 강대국은 한국전쟁 특수를 단단히 누렸다. 미국의 일본 본토 원자탄 투하로 제2차 세계대전이 예상보다 일찍 끝나자 군사강대국의 무기상들은 재고로 아주 골머리를 앓았다. 그런 가운데 한국전쟁이 발발하자 호재로 작용했다. 무기들을 말끔히 소진해 전후 깊은 불황의 늪에서 벗어났다.
특히 이웃 일본은 태평양전쟁 패전으로 폭싹 망했다. 하지만 한국전쟁 특수로 그들의 경제는 '가미가제(神風)'이라고 불릴 만큼 최대 호경기로, 전후 폐허의 잿더미에서 금방 일어날 수 있었다. 심지어 일본은 한반도에 주둔한 미군들에게 얼음까지 공수해 팔아먹을 정도였다.
위의 사진에서 보듯이 그 당시 한국에서는 미군들이 구제품을 나눠준다면 사람들은 인산인해를 이뤘다. '공짜처럼 무서운 게 없다'는 말이 있다. 그때 한국인들은 공짜로 분유와 밀가루, 구제품 헌옷을 얻어 입었다.
우리나라는 그저 잉여농산물 처리장으로, 무기구매자로 마냥 호구 노릇만 하고 있지나 않은지 곰곰히 생각해 봐야 한다. 돈 주고, 목숨도 잃고 있는 건 아닌지? 남북의 지도자는 더 이상 우리 민족이 강대국 무기상들에게 호구가 되는 일이 없도록 서로 지혜를 모아야 한다.
이번 회는 날짜 미상의 NARA 소장 한국전쟁 자투리 사진으로 엮었다. '박도 기자의 NARA 앨범'은 이번 회가 사실상 마지막이다.
▲ 금수강산을 초토화시킨 외제 포탄 껍질들.
ⓒ NARA
▲ 한 할아버지가 손자를 업고서 미군부대 앞에서 구호물자를 받고 있다.
ⓒ NARA
▲ 포항의 미 해병대 부대를 방문한 신익희 국회의장(가운데, 왼쪽 정일형 박사, 오른쪽 부대장 Megee 중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