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어령 "문학 선생으로 남고 싶다"..어쩌면 마지막 강연
[앵커]
초대 문화부 장관이자 국내 문학계의 거장인 이어령 씨가 오랜만에 강연에 나섰습니다.
올해 초에는 암 투병 중인 사실을 고백했는데, 병상에 누워있기보다 마지막까지 문학 활동을 이어가고 싶다는 바람을 밝혔습니다.
그의 강연 현장을 홍석우 기자가 다녀왔습니다.
[리포트]
건강이 나빠져 외부 활동을 줄여온 이어령 씨가 오랜만에 강연에 나섰습니다.
4년 전 자신의 사진과 비교해 부쩍 야윈 모습이었습니다.
박제된 천재라 불리우는 문학가 이상을 조명하는 기념행사 자리입니다.
[이어령/문학평론가 : "지금 읽어봐도 이상은 우리 시대보다 훨씬 새로운 표현을 하고 있어요. 1930년에 돌아가신 분이 2030년에도 새로움을 가질 수 있다는 것, 이게 얼마나 자랑스럽고 나라에 공헌을 하는 것이냐..."]
인생의 많은 시간을 보내고 어느덧 여든여섯이 된 이어령 씨는 올해 초, 생이 얼마 남지 않았음을 고백했습니다.
암세포가 몸 구석구석에 퍼졌지만, 암과 싸우기보단 친구로 지내고 있다고 했습니다.
[이어령 : "병과 친해진다고 해서 투병이라는 말 대신 친병이라는 말을 썼더니 병도 요즘에 친해져서 상당히 가까워졌어요."]
항암 치료 대신 그가 선택한 건 문학인으로서의 발걸음이었습니다.
88올림픽의 굴렁쇠 소년을 기획하고, 초대 문화부 장관 등 여러 직함을 가졌지만, 생애 마지막 시간인 지금, 가장 불리고 싶은 직함은 문학 선생입니다.
[이어령 : "마지막도 한국론을 쓰는 것으로 내 일생을 하나의 정리해 보자 해서 열심히 쓰고는 있지만, 이 12권을 다 완성할지는 모르겠고..."]
문학평론가, 인문학 교수로 우리 시대 지성을 대표해 온 그의 문학을 향한 걸음은 인생의 끝까지 계속됩니다.
KBS 뉴스 홍석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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