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소장에서 '별'까지...건설업계 주무르는 파워우먼
품질 향상되고 부조리 감소 기대
타 산업과 비교하면 여전히 '남초'
여성 건설인 늘릴 정책 필요
지난해 5월에는 현대건설에서 박인주 서울 일원대우아파트재건축(디에이치 포레센트) 현장소장이 '사내 첫 여소장' 타이틀을 거머쥐었다. 박 소장은 앞서 이화여대 학생문화관, 아산정책연구원, 목동 하이페리온2 등의 주요 건설현장에서 근무한 경력이 있다.
여성이 현장소장 자리에 오르는 건 매우 드문 일이다. 건설현장은 남성의 전유물로 인식돼왔기 때문이다. 더욱이 건설업계의 '메이저 빅5(삼성물산·현대건설·대림산업·대우건설·GS건설)'에서 여성 현장소장이 나온 건 이번이 처음이다. 후발 건설사들로 넓혀 보면 2013년 7월 현대산업개발, 2015년 12월 포스코건설에서 여성 현장소장이 배출돼 화제를 모은 바 있다.
건설사 본사에서도 여성 중역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이정은 대림산업 상무(주택사업본부 D-IC실장)와 이현경 SK건설 상무(계약실장), 김원옥 현대엔지니어링 상무(화공플랜트사업본부 화공기획실장) 등이 각사의 홍일점 '별'(임원)들이다. 공공부문에선 사상 첫 여성 국토교통부 장관(김현미)과 사상 첫 여성 국회 국토교통위원장(박순자)까지 나왔다.
사회 전체에서 여성의 활동이 활발해지는 점이 여성 건설인 증가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여성이 건설업의 단점으로 꼽히는 상명하복의 경직된 조직 문화를 부드럽게 바꿀 수 있으리라는 기대감도 작용한다는 분석이다. 남성보다 상대적으로 품질 관리에 능하고 리베이트 같은 비리에서 자유로운 경향도 있다.
또 규모가 작은 건설사일수록 인력난이 심한데, 이를 타개하기 위해선 여성 인력을 적극적으로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
건설산업의 여성 비중은 증가하고 있지만, 다른 산업과 비교하면 갈 길이 멀다. 지난해 6월 현재 건설산업의 여성 비율(11%)은 전체 산업의 여성 비율 42.9%보다 한참 낮다.
전문가들은 건설산업의 여성 비율을 높이기 위해 정책적 지원이 강화돼야 한다고 강조한다. 건설산업연구원에 따르면 미국에선 국립과학재단 등이 여성 건설인을 늘릴 방안을 집중적으로 연구하고, 관련 포럼이 잇따르고 있다.
일본에선 정부가 2014년 "5년 이내에 건설업 여성 취업자 수를 2배로 늘리겠다"고 선포했다. 이를 위해 여성 친화적인 근로 환경을 만들고 여성 취업 촉진을 위해 홍보를 강화하는 등의 10대 대책을 세웠다.
김민형 건설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우리도 정부 주도로 여성 건설인 늘리기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며 "여성을 많이 고용하는 건설사에 인센티브를 주거나 공공공사를 발주할 때 여성친화 환경 조성 비용을 반영해주는 등의 방안을 고려해볼 만하다"고 말했다.
김민중 기자 kim.minjoong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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