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0대 노부부의 특별한 '73번째 크리스마스'
73년 동안 변치 않는 사랑을 지켜왔던 90대 노부부가 병원에서도 한 침대에 눕게됐다.
23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는 이들의 아름다운 73번째 크리스마스를 위해 미국 버지니아주 포르벨보어의 한 병원에서 ‘특별 배려’를 제공했다고 보도했다.
병원측은 이들이 맞는 73번째 크리스마스를 함께 보내게 해주고 싶다는 생각에 조지의 침대 옆에 엘로이즈의 침대를 붙여줬다.
“이번에는 내가 그를 지킬 차례입니다.”
73년 동안 변치 않는 사랑을 지켜왔던 90대 노부부가 병원에서도 한 침대에 눕게됐다.
23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는 이들의 아름다운 73번째 크리스마스를 위해 미국 버지니아주 포르벨보어의 한 병원에서 ‘특별 배려’를 제공했다고 보도했다.
세계 2차대전과 한국전쟁, 베트남전쟁 등에 참전했던 조지 모리스(94)는 현재 노환으로 포르벨보어 커뮤니티 병원에서 연명치료를 중단한 채 누워있다. 그는 가끔 눈을 깜빡이는 것 이외에 움직임이 불가능한 상태다. 그의 부인 엘로이즈 모리스(91)는 같은 병원에서 암 투병 과정을 밟고 있다.
병원측은 이들이 맞는 73번째 크리스마스를 함께 보내게 해주고 싶다는 생각에 조지의 침대 옆에 엘로이즈의 침대를 붙여줬다. 조지가 마지막 영면에 드는 순간까지 곁을 지켜주고 싶다는 엘로이즈의 부탁이 있었기 때문이다.
엘로이즈, 조지 모리스 부부가 20일(현지시간) 미국 버지니아주 포르벨보어의 한 병원에서 서로 손을 잡은채 바라보고 있다. 포르벨보어=워싱턴포스트 |
그러나 엘로이즈는 피크닉만큼은 또렷하게 기억한다고 WP에 전했다. 그는 “조지의 손에 뭔가 들려있었는데, 그건 휴대용 축음기였어요”라며 “거기에서 ‘사랑스러운 엘로이즈’라는 노래가 나오더군요”라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오후 내내 그걸 함께 듣고 있었어요”라고 덧붙였다.
10대때 조지는 엘로이즈를 만나기 위해 매일 약 13㎞ 떨어진 거리를 걸어왔다. 엘로이즈가 15살이 되던 해에 조지가 청혼을 했다. 엘로이즈는 “그는 외모도 멋졌지만 내가 그동안 만났던 어떤 남자보다 똑똑했답니다”며 “그래서 거절할 이유를 찾지 못했었죠”라고 웃으며 말했다. 이어 “전쟁에 나갈 때마다 이 남자는 나와 가족, 나라를 지켜왔을 뿐만 아니라 언제나 내게 돌아왔어요”라며 “이제는 내가 그를 지킬 차례라고 생각합니다”고 설명했다.
WP는 이들의 변치 않는 사랑의 비결로 ‘낙천적인 성격’을 꼽았다. 엘로이즈는 “그간 많은 일이 있었지만 우리는 행복하던 그렇지 않던 늘 서로를 바라보고 웃었어요”라며 “이게 우리 사랑의 비밀입니다”라고 말했다.
엘로이즈는 마지막까지 조지를 웃으며 보내줄 것이라고 다짐했다. 이제 먹지도 말하지도 못한 채 허공만 응시하는 조지를 바라보며 엘로이즈는 “그는 아주 가끔씩 얼굴 표정으로 감정을 표현하곤 해요”라며 “내 모든 것이었던 사람을 떠나보내는 건 너무 마음이 아픈 일입니다”라고 전했다. 이어 “이 사람이 내 말을 듣고 있는지, 나를 볼 수는 있는지 또는 느낄 수 있는지 나는 알 수 없습니다”며 “그러나 나는 매일 눈뜨면 내 남편을 바라보며 고맙다고 말해요”라고 덧붙였다.
조성민 기자 josungmin@segye.com
'지구촌 소식' 카테고리의 다른 글
필리핀 태풍, 71년만에 최강 규모 '22만명 대피'… 항공기 결항 속출 (0) | 2016.12.26 |
---|---|
칠레서 규모 7.6 강진에 무너진 도로 (0) | 2016.12.26 |
작은 불씨가 강풍 타고 번져, 日 도시 '불바다' (0) | 2016.12.23 |
'큐리오시티'가 보낸 신기한 화성 사진들 (0) | 2016.12.22 |
파푸아뉴기니 지진, 인명·재산 피해 확인 중…규모 7.9 (0) | 2016.12.1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