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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마의 약' 돌이킬 수 없는 부작용 어쩌나

호국영인 2016. 9. 19. 06:34

'악마의 약'

돌이킬 수 없는 부작용 어쩌나

'불면증 치료제' 졸피뎀 부작용 논란이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의사 처방전이 필요한 졸피뎀이 편법으로 일부 환자들에게 무분별하게 공급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보통 졸피뎀은 복용 후 10분 이내에 효과가 나타나고, 가격이 저렴해 자주 쓰이는데요. 문제는 오·남용할 경우 환각증상은 물론 자살충동까지 불러 일으킬 수 있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는 상황입니다. 뿐만 아니라 졸피뎀은 호흡장애를 일으키거나 갑자기 참을 수 없는 졸음이 쏟아지는 부작용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를 계속 복용해 내성이 생기게 될 경우 더 많은 양을 복용하게 되고, 결국 중독될 수도 있어 처음부터 의사의 적절한 처방 지시를 따라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말하고 있습니다.

불면증 치료제로 널리 쓰이는 수면보조제 '졸피뎀'이 각종 범죄에 악용되고 있다. 환각 증세를 일으켜 연쇄 교통사고를 내거나 성범죄를 저지른 사례가 잇따른다. 과다하게 복용할 경우 자살 충동까지 불러일으킨다는 주장도 있다.

졸피뎀뿐만 아니라 모든 수면제가 범죄를 유발한다는 것은 오래된 얘기다. 다만 졸피뎀은 워낙 보편적으로 쓰이고 불법 유통되는 사례가 많아, 특별 관리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졸피뎀, 불법 유통되는 사례 많아…특별 관리 필요

'스틸녹스'로 불리는 졸피뎀은 효능이 빠르게 나타나고 체내에서 신속하게 배출되는 장점이 있다. 정량을 어겼을 때 부작용도 만만찮다. 알코올과 함께 복용하거나 과용할 경우 기억을 잃거나 환각 증상까지 일으킨다.

이런 위험에도 인터넷에서는 졸피뎀이 불법으로 유통되어 과다 복용이나 범죄 악용 사례가 잦다.

작년 1월 한 물티슈업체 대표는 의사 처방없이 구한 졸피뎀을 복용한 뒤 연쇄 교통사고를 냈다. 서울 강남 근처 대로에서 차량을 몰다가 여러 차량을 들이박았다. 사고 직후 남의 차를 훔쳐 타고 달아나기도 했다.

2013년에는 30대 성형외과 의사가 졸피뎀을 성범죄에 악용했다 구속됐다. 클럽에서 만난 여성에게 졸피뎀을 몰래 탄 칵테일을 먹여 성폭행한 것이다.

◆범죄에 악용, 암거래 빈번…당국의 추적 쉽지 않아

40대 카페 주인은 여성 종업원 15명에게 졸피뎀을 탄 음료를 마시게 한 뒤 정신을 잃으면 성폭행하거나 미수에 그친 혐의로 징역 12년을 선고 받았다.

졸피뎀이 범죄에 악용된 사례가 많아져 암거래도 빈번해졌다. 인터넷이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은밀하게 거래하는 탓에 당국의 추적이 쉽지 않다.

졸피뎀의 부작용으로 자살 사건이 생겼다는 주장도 있다. 노환규 전 대한의사협회 회장(흉부외과)이 최근 자신의 블로그에 졸피뎀에 중독된 20대 여성의 비극을 소개했다. 이 여성은 환각 상태에서 폭식·운전·자해 등 이상 행동을 계속한 끝에 결국 유서도 없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는 내용의 글이다.

노 전 회장은 "졸피뎀의 부작용 중 자살 충동은 드물게 일어나는 부작용으로 알려졌지만, 인터넷을 검색해 보면 이런 사례가 적지 않다"며 "외국에는 졸피뎀과 자살 충동 간 연관성을 다룬 자료가 많다"고 주장했다.

◆자살 부추겨 vs 의학적 근거 부족

정신과 전문의들은 이같은 주장에 동의하지 않고 있다. 의학적 근거가 빈약하다는 이유에서다.

한 정신과 전문의는 "자살 충동이 없던 사람이 수면제 복용으로 충동이 생기지는 않는다"며 "우울하고 자살 성향이 있는데 치료는 안 받고 수면제만 처방받아 복용하다가 몽롱한 상태에서 어떤 행동을 했는지 모를 수 있지만, 수면제 복용으로 자살 충동이 높아진다는 논리를 일반화할 수는 없다"고 반박했다.

김현주 기자hjk@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