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촌 소식

인류의 재앙일까... 자연의 재앙일까

호국영인 2016. 9. 8. 20:35

인류의 재앙일까... 자연의 재앙일까


환경오염·온난화 탓 지구촌 곳곳 신음

 / 러 공업도시 인근 강 핏빛 물들어/

지난달 미 루이지애나 '물폭탄'/

13명 사망·9조8400억원 피해


지구온난화와 환경오염의 영향으로 강물이 새빨갛게 변하고 마을 전체가 물에 잠기는 등 지구촌이 시름하고 있다.

7일(현지시간) 영국 가디언에 따르면 최근 러시아 중북부 공업도시 노릴스크시 인근의 달디칸 강이 붉게 물들어 러시아 당국이 조사에 나섰다. 강 인근에 있는 니켈 공장의 파이프라인에서 화학물질이 누출돼 강물이 오염됐을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지난 6일부터 노릴스크시 주민들이 “직접 보면 공포에 사로잡히지 않을 수 없다”며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관련 사진을 올리기 시작했다. “미국 정보기관의 소행이다”, “강바닥의 철광석이 강물 색깔을 바꿔 놓았다”는 등 추측이 난무한 가운데 러시아 환경부 장관은 “화학물질에 의한 오염을 염두에 두고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최근 붉게 변한 러시아 중북부 공업도시 노릴스크시 인근의 달디칸 강은 인근 공장의 화학물질 누출이 원인으로 추정되고 있다.
가디언 캡처

니켈 공장 측은 “강물 색깔은 평소 상태와 똑같다”고 부인하며 “일시적으로 니켈 생산량을 줄여 공장이 원인인지 여부를 살펴보겠다”고 밝혔다.

지난 8월 미국 루이지애나주 남부에는 하늘에서 ‘물폭탄’이 쏟아지며 사람들의 마을 곳곳이 저수지로 변했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8월 중순에 이 지역에 발생한 홍수로 13명이 숨지고 5만5000개의 가정집과 6000개 사업장이 물에 잠겼다. 이번 홍수로 이재민 대열에 합류한 존 벨 에드워드 루이지애나 주지사는 “90억달러(9조8400억원)의 피해가 발생했다”고 말했다. 이번 홍수는 2012년 태풍 샌디 이후 최악의 수재로 꼽혔다.

미 해양대기관리처는 최근 “기후 패턴을 분석한 결과 지구온난화로 인해 루이지애나주에 폭우가 쏟아질 가능성이 최소 40% 이상 증가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미 비영리뉴스기관인 ‘기후 중심’(Climate Central)의 하이디 굴렌은 “실제 폭우 가능성은 분석 결과의 두배가 됐다”며 “기후변화의 영향이 매우 크다”고 전했다.

지구온난화로 대기와 바다의 기온이 상승하면서 수증기가 더 빨리 증발하고 있고, 이로 인해 대기의 습도가 높아져 더 강력한 태풍이 더 자주 발생하고 있다는 것이다.

NYT는 “산업화 이후 전 세계에서 매년 수십억t의 이산화탄소를 대기에 방출한 결과”라며 “지난 8월 폭우는 종말론적으로 보일 정도로 이틀간 60㎝ 이상의 비가 쏟아지면서 엄청난 피해를 입혔다”고 전했다.

이현미 기자engine@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