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일 아침. 열번째 단양가는 길이다.
주말 새벽이라 지하철 안은 한가하다.
짐을 안고 지하철 끝자리에 앉았다.
눈이나 붙여볼까 해도 잠은 오지 않고 선생님의 얼굴이 스쳐간다.
단양에 계신 두분 선생님 얼굴도 스쳐간다.
배의 가장 바닥부터 숨이 쉬어지며 가슴을 지나 눈물이 핑 돈다.
행복감은 설명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순간 내 몸 전체가 행복함 덩어리처럼 느껴진다.
명상을 하면서부터 순간순간 느껴지는 행복감은
나에게 큰 에너지로 스며든다.
단양 식구들이 많아지고 있다.
한번만 뵈어도 낯설지가 않다. 서로를 배려하는 마음이 다시 또 서로에게 전해진다.
그 마음이 전해지고 전해져 늦은 시간까지 우리는 서로의 이야기를 나눈다.
나는 가족을 보았다.
호국인촌에서 보는 가족은 부모형제의 느낌이 아니다.
한 사람의 영혼이고,
가족 구성원의 삶은 그 한 영혼의 지나온 과정으로 받아들이게 된다.
가족 안에서 우리는 서로 얼마나 많은 인내가 필요했었나.
가족은 나를 바로 설 수 있도록 해 준 소중한 존재임을 다시 한번 느끼게 된다.
선생님의 말씀을 듣는 중에 무언가 가슴을 강하게 친다.
정신이 번쩍 들며 그 느낌을 따라가 본다.
왠지 모를 내 안의 눈물이 느껴진다.
단전으로부터 뻗쳐 흐느끼며 마른 땅에 물이 스며 올라오듯
눈물이 밀고 올라온다.
알 수 없는 눈물이 점점 더 거세게 터져 나온다.
큰 스승님의 사진 앞에 엎드려 한참을 울었다.
무지하여 보지도 듣지도 느끼지도 못하는 나의 불쌍한 모습이 떠오르며
'어찌 이렇게 아무 것도 아닌 저에게...' 라는 말이 같이 터져 나온다.
크고 따뜻함을 느꼈다.
그 느낌을 사랑이라고 할 수 있을까 생각해봐도 사랑이란 말보다 훨씬 크다.
어떤 단어를 붙여보아도 그것보다 훨씬 크다.
눈물이 멈추고 일어서 돌아나올 때
선생님께서 큰 스승님께 스승님이라는 표현이 부족하다고 하신 말씀의
뜻을 알 것 같았다.
내 안의 감사함이 감사하다는 말이 너무 가벼워 차마 입 밖으로 꺼낼 수가 없다.
[출처] 부족한 표현 (15.2.7-8)|작성자 안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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