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소리 쓴소리

'계엄령 도시' 방불곳곳 삼엄한 경비(“다리 날아다녀”보스턴 참사 영상·사진)

호국영인 2013. 4. 17. 07:42

 

'계엄령 도시' 방불…곳곳 삼엄한 경비

 (“다리 날아다녀”…보스턴 참사 영상·사진)

 

경찰 "외출 삼가고 쓰레기통에 접근 말라" 당부
"헌혈 넘치니 그만해달라"…숙식 제공 등 선행 이어져



 

▲ 유혈낭자 테러현장
15일(현지시간) 미국 보스턴 마라톤 대회 결승선 부근에서 두 차례 폭발이 발생한 직후 유리 파편 등이 널려 아수라장이 된 인도 위에 부상당한 시민들이 쓰러져 있다. 미 연방수사국(FBI)은 최소 3명이 사망하고 140여명이 부상당한 이번 사건을 즉각 테러로 규정했으며,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반드시 범인을 찾아내 책임을 묻겠다”고 밝혔다.
보스턴 메트로웨스트 데일리 뉴스·AP 연합뉴스

 

"건강과 운동의 상징인 팔과 다리가 잘려나갔다는 소식에 경악을 금치 못했다" "미국 최고의 교육도시인 보스턴에서는 테러와 같은 일이 전혀 일어나지 않을 줄 알았다" 보스턴 마라톤 폭탄테러가 발생한 15일 오후 2시 50분(현지시간) 보스턴 시내 보일스턴스트리트 현지 주민과 한국인 유학생들은 축제의 장이어야 할 마라톤 대회가 아수라장을 방불케 하는 테러 현장으로 변한 데 대해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유서 깊은 보스턴 마라톤 대회 완주자들을 맞는 환호성이 고막을 찢을 듯한 폭발음에 뒤덮이면서 아비규환이 펼쳐졌다. “쾅”하는 굉음이 지축을 흔들었고, 결승선 바로 앞에 있는 보스턴 공공도서관 건너편의 인도 쪽 관중석 바리케이드 뒤편에서 하얀 연기가 치솟아 올랐다. 이어 10여초 뒤에 다시 “쾅”하는 폭발음과 함께 한 블록 뒤 같은 편 인도에서 연기가 솟았다. 42.195㎞를 완주하는 가족을 응원하기 위해 인도 쪽에 운집해 있던 시민들이 파편을 맞고 쓰러졌다. 결승선 근처에 걸려있던 각국 국기들이 쓰러졌고, 구조물이 무너졌다. 폭발물이 엄청난 연기와 먼지를 뿜어내면서 보일스턴스트리트와 접한 코플리 광장에서는 주위를 분간하기 어려울 정도로 사방이 연기로 자욱했다.

마라톤 자원봉사 요원들은 굉음에 귀를 막았고, 주자들은 바닥으로 내동댕이쳐졌다. 현장은 사람들이 내지르는 고통과 공포의 비명에다 구조요원들의 외침, 사이렌 소리 등이 뒤섞여 아수라장이었다. “엄마, 나는 무사해요”라며 가족에게 전화를 거는 이들도 있었다. 펜스 잔해가 여기저기 널린 가운데 이내 구조요원들이 급히 뛰어나가 부상자들을 들것과 휠체어에 실어 날랐다. 권총을 손에 든 경찰이 이리저리 뛰어다니며 소리치는 모습도 포착됐다. 마라톤 대회장 인근은 피를 흘리는 부상자와 현장에서 빠져나가려는 관중, 현장에 출동한 구급대원과 경찰 등으로 큰 혼란을 빚었다.

 

인근 거리나 건물에 있던 목격자들은 ‘대포 소리’, ‘1000여개의 철문을 동시에 닫는 소리’ 등으로 당시 폭발음이 준 충격을 묘사했다. 폭발 현장에서 90m 정도 떨어진 빌딩 안에 있었다는 한 시민은 “첫 번째 폭발의 충격이 빌딩을 덮쳤는데 대포처럼 거대한 폭발이었다”며 “두 번째 폭발의 위력은 더욱 커 우리 건물 전체를 뒤흔들었다”고 묘사했다. 한 목격자는 “사람들 다리가 날아다니는 것을 봤다”고 했다. 폭탄이 인도 쪽에서 터졌기 때문에 사상자는 대부분 관중들이었다. 사망자 중에는 8세 소년이 포함돼 있어 안타까움을 더했다. 이 소년은 어머니, 누이와 함께 대회에 출전한 아버지가 결승선을 통과하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폭발로 인해 소년의 어머니와 누이도 부상했다. 보스턴 어린이 병원에 실려간 부상자 명단에는 머리를 다친 2살 배기 남자 아이와 다리를 다친 9살 소녀 등 15세 이하 어린이 6명이 포함된 것으로 파악됐다.

 

관중 중에는 지난해 12월 코네티컷주 뉴타운의 샌디훅 초등학교에서 발생한 총기 난사 사건의 희생자 가족들도 VIP석에 앉아 경기를 관람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이 앉아있던 장소는 폭발 현장에서 매우 가까운 곳이었는데, 피해자가 있는지는 즉각 확인되지 않았다. 현장에서는 폭탄테러에 이용된 것으로 보이는 폭발 장치가 발견됐다. 이 폭발 장치는 마라톤 코스 주변 쓰레기통에 설치돼 있었다고 미 CBS방송이 보도했다. 방송은 문제의 폭발물이 담긴 쓰레기통 한 개는 관중석 근처에, 다른 한 개는 결승선에서 다소 떨어진 지점에 있었다고 경찰 소식통들을 인용해 설명했다. 당국이 확보한 감시카메라 영상에 따르면 배낭 두 개를 멘 것으로 추정되는 남성이 폭발 직전에 사건 현장 근처에 등장했다고 CBS는 전했다. 그러나 에드워드 데이비스 경찰국장은 아직 폭탄 설치지점이 명확히 규명되지 않았고 쓰레기통이나 우편함에 숨겨져 있었는지도 확실치 않다고 말했다.

당국은 폭발물에 대한 1차 조사 결과 이번 폭발물이 소형이며, 군에서 주로 사용하는 콤포지션 폭약(C4) 등 고성능 폭약은 아닌 것으로 결론 냈다. 그러나 폭발 전문가들은 군사용 C4는 아닐 수 있지만, 다수의 신체가 절단된 점 등으로 미뤄 상당히 강력할 것으로 추정한다. 일각에선 신체 일부가 절단된 이들의 몸에서 ‘금속 파편’이 잇따라 발견되면서 폭발물에 인명 살상력을 극대화하기 위해 다량의 쇠구슬(ball-bearing)이 장착됐던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이날 마라톤 대회 현장뿐만 아니라 보스턴의 JFK 도서관에서도 폭발이 있었지만 보스턴 경찰은 마라톤대회 폭발 사건과 무관한 전기화재로 인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