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준호의 사이언스&]
은하수 어딘가엔 살고 있다...외계인 찾기 어디까지 왔나
외계행성에 지적 생명체 있다면
전파망원경으로 파악할 수 있어
2009년 발사된 케플러우주망원경
은하 속 외계행성 2600개 찾아내
지구 꼭 닮은 케플러-22b 발견도
지난 4일(현지 시간) SETI연구소의 게리 하프 박사는 보도자료를 통해 “오무아무아를 관측했지만 어떤 전자파 신호도 없었다”면서도 “우리의 관측 결과는 오무아무아가 자연적으로 생성된 것이 아닐 가능성을 단정적으로 배제하는 것은 아니지만 그 정체를 밝히는 데 있어 중요한 자료가 될 것”이라며 애매한 미련을 남겼다.
SETI는 애초 미국 정부의 후원을 받는 국가 프로젝트였다. 하지만 별다른 성과가 없다는 이유로 정부 지원이 중단됐다. 이후로는 개인과 기업·대학 등의 지원으로 연구를 근근이 이어가고 있다. SETI는 ATA 등 세계 곳곳의 전파망원경이 수신한 전파 신호 속에서 외계 지적 생명체가 보낼 수 있는 인공적인 전파를 찾고 있다.
하지만, 지금껏 단 한 차례도 성공하지 못했다. 왜일까. 드넓은 우주에서 지적 생명체는 지구 인류 뿐일까. 천문학자들은 35년이란 세월은 인류가 우주를 탐사하기에는 너무도 짧은 시간이라고 말한다. 태양계와 가장 가까운 센타우르스 자리 조차도 4광년 이상 떨어져 있어, 지구에서 쏜 전파를 그곳에서 확인하고 바로 답을 준다고 해도 8~9년이나 걸린다.
SETI는 애초 외계로 전파를 보내고 또 받는 ‘소통’(communication)의 방식을 쓰고자 했지만, 이런 방법이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 것을 확인한 뒤에는 우주에서 지구로 오는 전파를 찾는(search) 방식으로 바꿨다. 하지만 이 또한 넓은 우주 모두를 대상으로 할 수 없는 만큼 지구와 유사한 행성 후보를 집중적으로 탐색하는 것을 전략으로 삼고 있다.
이창원 한국천문연구원 전파천문연구그룹장은 “수십 수백광년 이상 떨어진 별의 행성에서 인공 전파를 쏜다 하더라도 그 힘이 미약해 지구에서 포착하기란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고 말했다.
한국에서도 2009년 한국천문연구원과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 등이 ‘SETI 코리아’라는 이름으로 외계 지적 생명체 탐사를 시도한 적이 있었다. 천문연이 연세대와 울산대·탐라대에 설치한 직경 21m 전파망원경 3대의 관측 데이터를 제공하고, KISTI가 이를 받아 SETI프로젝트에 참가하는 사람들에게 데이터 분석을 나눠주는 형태였다. 하지만 데이터 호환 등의 기술적 문제가 얽히면서 1년만에 중도하차하고 말았다.
2009년 미국 항공우주국(NASA)이 쏘아올린 케플러 우주망원경의 주 임무는 태양계 밖의 다른 항성 주위를 돌고 있는 지구형 행성을 찾는 것이다. 그간 인류가 찾아낸 외계행성의 70%인 2600여개의 외계행성을 케플러 우주망원경이 찾아냈다. 이를 통해 우리 은하의 모든 별이 적어도 한 개 이상의 행성을 갖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됐고, 태양계 밖의 다른 세계에 대해서도 눈을 뜨게 됐다. 케플러는 지난 10월 말 연료고갈로 공식 퇴역했다. 이제는 지난 4월 발사된 테스 우주망원경이 케플러의 뒤를 잇고 있다.
케플러 찾아낸 행성 중 케플러-22b를 비롯해 10여개는 생명체가 거주할 수 있는 이른바 ‘골디락스 영역’(Goldilocks zone)에 위치해 있는 지구 크기의 암석형 행성으로 밝혀졌다. 2011년 발견된 케플러-22b는 지구에서 600광년 떨어져 있고, 지구보다 2.4배 크며, 태양과 같은 항성의 주위를 290일 주기로 공전하고 있었다. 지구처럼 물이 있을 가능성이 크고, 표면 온도가 춥지도 덥지도 않은 섭씨 22도쯤 돼, 생명체가 있을 가능성이 큰 곳으로 분석됐다. 당시 미국 천문학자 제프 마시 UC버클리대 교수는 NASA의 발표에 대해 “집(지구)과 비슷한 별을 찾으려는 인류의 획기적인 발견”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여기서 N은 우리의 은하계 속에서 탐지가 가능한 문명의 수다. R*은 은하계 속에서 1년 동안 탄생하는 항성의 수이며, fp는 그 항성이 행성을 갖고 있을 비율이다. ne는 항성에 속한 행성들 중에서 생명체가 살 수 있는 행성의 수, fl은 그 행성에서 실제로 생명이 발생할 확률, fi는 그 생명이 지적 문명체로 진화할 확률, fc는 그 지적 생명체가 다른 천체와 교신할 수 있는 기술문명을 발달시킬 확률을 가리킨다. 마지막으로 L은 그런 지적 문명체가 존속할 수 있는 기간이다.
이영웅 한국천문연구원 책임연구원은 “드레이크 방정식은 관측을 바탕으로 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정확한 답을 찾아낼 수 있는 공식은 아니지만, 우리 은하계 내에 지적 생명체가 존재할 가능성을 논리적으로 추측해볼 수 있다는데 의미가 있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칼 세이건의 상상과 별개로 현대 과학자들은 지구 인류가 외계 지적 생명체와 만날 수 있을 가능성은 없다고 단언한다. 빛의 속도로 날아도 최소 수년에서 길게는 수십억년 이상 걸리기 때문에 그런 긴 시간의 한계를 넘어 다른 외계 문명간 실제로 만날 수 있는 방법은 현대 과학 하에서는 불가능하다는 진단이다.
외계인이 있다면 어떤 모습을 하고 있을까. 그간 인류는 그런 만날 수 없는 외계인을 상상 속에서 수없이 그려왔다. SF영화 속 외계인은 곤충이나 문어의 형상에서부터 인간과 유사한 모습 등 다양하다.
우종학 서울대 물리·천문학부 교수는 “눈이 하나가 아닌 2개라야 거리감을 느낄 수 있고, 3개라면 뇌가 시각정보를 처리하는데 지나친 에너지를 쏟을 수 있다고 생각해볼 수 있다”며 “지구와 비슷한 조건의 외계 행성 속에 생명이 움트고 고등 생명체로까지 진화한다면 인류와 비슷한 모습을 가질 가능성이 크다고 보는 것이 합리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최준호 기자 joonh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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