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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에르토리코 전역 '허리케인 블랙아웃'

호국영인 2017. 9. 22. 06:59

푸에르토리코 전역 '허리케인 블랙아웃'

허리케인 '마리아'가 강타한 카리브해 푸에르토리코(미국령)가 20일 새벽(현지 시각) 모든 전력 공급이 끊기면서 초저녁부터 암흑천지가 됐다.

푸에르토리코 주정부는 초대형 허리케인 마리아가 섬 전체를 관통할 것으로 예보되면서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섬 전역에 대피소 600여 곳을 마련했다.

워싱턴포스트는 "전력 시설을 복구하는 데만 수십억달러의 비용과 최소 4~6개월의 시간이 소요될 것"이라며 "마리아는 파산 상태이던 푸에르토리코에 다시 강타를 날렸다"고 했다.

'마리아' 강타.. 재난 지역 선포.. 전력 복구에 최소 4개월 걸릴 듯
카리브해 일대 총 14명 숨져

허리케인 '마리아'가 강타한 카리브해 푸에르토리코(미국령)가 20일 새벽(현지 시각) 모든 전력 공급이 끊기면서 초저녁부터 암흑천지가 됐다. 전력 공급 중단으로 통신 시설도 마비됐다. '마리아'가 최대 시속 249㎞의 강풍을 동반한 폭우로 섬 전체를 삼키면서 발전기가 대부분 고장 나고, 배전망이 완전히 파손된 것이 주요인이다. 뉴욕타임스(NYT) 등 외신들은 "홍수와 정전(停電)으로 도시 전체가 아수라장이 됐다"며 "100여 년 만에 최악의 허리케인을 맞은 인구 341만명의 푸에르토리코가 사실상 행정 기능이 마비됐다"고 했다.

푸에르토리코는 2주 전 허리케인 '어마'가 닥쳤을 때도 전체 가구 70%가 전력이 끊기는 피해를 입었다. 이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푸에르토리코를 재난 지역으로 선포했다.

어둠에 휩싸인 도시 - 20일(현지 시각) 허리케인 마리아가 휩쓸고 지나간 푸에르토리코 도심의 모습이다. 건물 불빛이 모두 꺼져 한 자동차 헤드라이트만 빛나고 있다. 푸에르토리코는 이날 마리아의 영향으로 전 지역에 전력 공급이 완전히 끊겼다. /AFP 연합뉴스

푸에르토리코 주정부는 초대형 허리케인 마리아가 섬 전체를 관통할 것으로 예보되면서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섬 전역에 대피소 600여 곳을 마련했다. 그러나 재난 대피 시설 등 사회 인프라가 워낙 취약해 허리케인 앞에 속수무책인 상황이다. 주도 산후안을 비롯해 상당수 대피 시설이 강풍과 폭우를 버티지 못하고 파손됐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주민 600명과 함께 산후안의 한 경기장 내 대피소로 피신했던 주민 샤니아 바르가스씨는 뉴욕타임스에 "대피소라고 마련된 경기장의 지붕이 뜯겨 나가고 정전이 됐고, 물이 차오르기 시작했다"며 "엉망도 이렇게 엉망일 수가 없다"고 했다.

푸에르토리코 리카르도 로젤로 주지사도 "대피소가 허리케인 피해를 전부 막을 수 있을지 보장하기 어렵다"고 했다. 편의점 직원 프란시스코 라미레즈씨는 "허리케인이 상륙한다고 예보된 시간보다 몇 시간 앞서, 갑자기 돌풍이 휘몰아치고 가게 안이 물바다가 됐다"며 당국의 허술한 예보 시스템을 비판했다.

현재 카리브해 일대 사망자는 푸에르토리코 1명을 포함해 14명으로 집계됐다. 그러나 통신 시설이 마비된 푸에르토리코에서 피해자 집계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어 희생자는 더 늘어날 전망이다. 워싱턴포스트는 "전력 시설을 복구하는 데만 수십억달러의 비용과 최소 4~6개월의 시간이 소요될 것"이라며 "마리아는 파산 상태이던 푸에르토리코에 다시 강타를 날렸다"고 했다.

마리아는 21일 새벽 푸에르토리코를 빠져나가면서 약화됐다가 다시 세력을 키워 영국령 터크스 케이커스 제도를 향하고 있다. 이날 허리케인 중심에서 70㎞ 떨어진 도미니카공화국 휴양도시 푼타카나에서는 산사태로 호텔 투숙객들이 긴급 대피하는 일이 벌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