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 소개방

"평범한 졸업식은 옛말"..'세족식, 패션쇼, 캠핑까지' 다양

호국영인 2017. 2. 10. 07:21

"평범한 졸업식은 옛말"..

'세족식, 패션쇼, 캠핑까지' 다양

지루하고 딱딱한 졸업식 대신 흥겹고 감동적인 이색 졸업식을 치르는 학교가 늘고 있다.
전북교육청 관계자는 "추운 날씨에 1시간 넘도록 진행되는 딱딱한 졸업식은 별다른 감동이나 추억을 주지 못한다는 반성에서 다양한 이색 졸업식이 시도되고 있다"며 "학생뿐만 아니라 교사와 학부모의 만족도도 높아 이색 졸업식은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틀에 박힌 지루한 졸업식 대신 학생들이 기획..만족도도 높아

(전국종합=연합뉴스) 지루하고 딱딱한 졸업식 대신 흥겹고 감동적인 이색 졸업식을 치르는 학교가 늘고 있다.

졸업식이 축제의 장이 되면서 밀가루 뿌리기와 교복 찢기 등 보는 이의 눈살을 찌푸리게 했던 그릇된 졸업문화도 눈에 띄게 줄고 있다.

기숙형 공립 대안학교인 경남 꿈키움중학교는 최근 열린 첫 졸업식에서 학생들이 선생님들의 발을 씻어주는 세족식을 했다.

제자들에게 발을 맡긴 선생님도, 정성스럽게 발을 씻겨드리는 제자들도 세족식 내내 눈물바다를 이룬 감동의 시간이었다.

졸업생들은 서로가 서로에게 기발한 이름의 상장을 만들어주며 졸업을 자축하기도 했다.

친구들의 장점과 특성 등을 살린 '우렁각시상', '남우주연상', '상상그이상', '그나마 정상', '도피상' 등 기상천외한 이름의 상장을 주고받으며 평생 잊을 수 없는 추억을 쌓았다.

전남 나주의 남평중학교는 지난 8일 졸업생이 선생님과 부모님께 차를 대접하는 새책례(洗冊禮·일명 '책거리')와 진다례(進茶禮)로 졸업식을 대신했다.

졸업생들은 유건과 도포를 차려입고 정성껏 차를 대접하며 그동안 가르쳐주고 보살펴준 데 대한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광주광역시 제석초와 전북 전주의 신동초, 인천 석남중은 졸업식을 패션쇼 형태로 연다.

졸업생들이 개성 있는 옷을 차려입고 1명씩 레드카펫을 밟고 입장한 뒤 무대에서 인사를 한다.

영화의 주인공처럼 졸업생을 그날의 주인공으로 만들려는 시도다.

전북 익산의 이리삼성초는 20년 후 자신이 되고 싶은 직업을 상징하는 의상을 입고 무대에 오르기로 했다.

제석초의 한 교사는 "기존의 졸업식은 상을 받는 몇몇 학생만을 위한 자리가 되기 일쑤였다"며 "졸업생 모두가 주인공이라는 점을 강조하기 위해 새로운 졸업식을 준비했다"고 말했다.

대구 불로중은 학급별로 '작은 졸업식'을 치렀다.

강당에서 모든 학생이 모여 딱딱하게 행사를 치르기보다는 졸업생들이 정든 교실에서 마지막 추억을 쌓게 하자는 뜻에서였다.

전북 완주의 남관초는 9명의 졸업생이 감사의 마음을 담은 감사패를 만들어 부모님께 전달한다.

학생들은 평소 부모님께 하고 싶었던 감사의 말을 각자 직접 써 감사패에 담는다.

전북 정읍의 소성초는 2년 전부터 '1박 2일 캠핑'으로 졸업식을 대신해왔다.

졸업생들과 담임 선생님이 교실에 텐트를 친 뒤 캠프파이어를 하고 고기를 구워 먹으며 하룻밤을 지새운다.

올해는 졸업생이 2명으로 급감해 캠핑이 어렵게 돼 담임교사와 학생들이 함께 1박 2일간 제주도 여행을 한다.

울산 상북초 소호분교는 별도 졸업식 없이 교사들이 직접 준비한 식사를 졸업생과 함께하며 석별의 정을 나눈다.

부산 안진초는 직장에 다니는 부모님을 위해 야간 졸업식을 한다.

학생들이 직접 기획한 전시·공연을 중심으로 한 졸업식은 이제 흔한 풍경이 되다시피 했다.

강원도 진부고는 졸업생들이 제작한 동영상 상영과 축하 공연으로 흥을 돋우고 대구 신기중은 재학생들이 사물놀이, 창작댄스 등을 공연하며 선배들의 진학을 축하한다.

전북교육청 관계자는 "추운 날씨에 1시간 넘도록 진행되는 딱딱한 졸업식은 별다른 감동이나 추억을 주지 못한다는 반성에서 다양한 이색 졸업식이 시도되고 있다"며 "학생뿐만 아니라 교사와 학부모의 만족도도 높아 이색 졸업식은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백도인 최병길 김근주 한무선 이종민 형민우 이해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