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 불지른 유전 100일째 활활...모술 주민 독가스 '이중고'
이슬람국가(IS)가 이라크 모술 인근 유전 수십개에 지른 불이 100여일째 진화되지 못하고 있다. CNN은 10월 초 이곳을 방문했을 때 소방관들은 IS가 불 붙인 15개 유전 가운데 6개를 진화했고 9개만이 남았다고 했지만, 이제 그 숫자가 더욱 늘어나 19개에 달하게 됐다고 전했다. 1만5000명에 달하는 알콰야라 마을 주민들이 앞으로 수년간 이들의 건강에 직격탄을 날릴 독성 연기 속에서 살아가고 있기 때문이다.
(서울=뉴스1) 김혜지 기자 = 이슬람국가(IS)가 이라크 모술 인근 유전 수십개에 지른 불이 100여일째 진화되지 못하고 있다. 주민들은 독성 연기 속에서 숨통이 조여지고 있다.
1일(현지시간) 미 CNN에 따르면 모술에서 남쪽으로 56㎞ 떨어진 외곽 알콰야라 마을에서는 아직까지도 시커먼 독성 연기가 뭉게뭉게 피어 오르고 있다.
어린이들은 까매진 손과 검댕이 묻은 얼굴로 독성 연기 아래서 장난을 쳤고, 낮 햇살은 숯처럼 검은 연기에 가려져 어둑어둑한 땅거미가 영원히 지속되는 것처럼 느껴졌다.
연기는 놀랍게도 IS가 지난 8월 방화한 유전에서부터 피어 오르고 있다. 기술자들과 소방관들은 무려 100여일째 진화에 애를 먹고 있는 것.
CNN은 10월 초 이곳을 방문했을 때 소방관들은 IS가 불 붙인 15개 유전 가운데 6개를 진화했고 9개만이 남았다고 했지만, 이제 그 숫자가 더욱 늘어나 19개에 달하게 됐다고 전했다.
모술 탈환전 6주차에 접어든 가운데 IS는 날이 갈수록 열세에 처하고 있다. 이들은 이라크 정부군으로부터 몸을 숨길 '연기 위장막'을 만들고자 이 같은 범죄를 저지른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유전들을 모두를 진압하기까지는 수개월이 걸릴 전망이다. 유전 채굴이 불가능해져 발생하는 비용 수백만달러도 감안해야 한다.
하지만 더 심각한 것은 보이지 않는 피해다. 1만5000명에 달하는 알콰야라 마을 주민들이 앞으로 수년간 이들의 건강에 직격탄을 날릴 독성 연기 속에서 살아가고 있기 때문이다.
살라 알 주브리 알콰야라 시장은 "매일 병원에 수십명의 환자들이 호흡 곤란을 호소하며 진료를 받는다"고 말했다.
주브리 시장은 "모든 게 검다. 사람들의 옷도 검고 주민들의 집은 새카맣다. 심지어 가축들도 까맣다. 옷을 세탁한지 30분이 지나면 다 검어진다"고 호소했다.
유전으로부터 뿜어 나오는 열기는 너무나도 뜨거워서 주변 땅을 녹여 버릴 정도다. 공기는 자욱하고 매캐한데 냄새까지 고약하며, 눈에서 눈물이 나오게 한다.
연기는 소방관들도 피해가지 않는다. 매일 같이 유전에 달라 붙어 진화에 애쓰는 수십명의 남성들은 대부분 방독면을 착용하고 있지 않다. 스카프로 둘둘 마는 것이 보호 장비의 전부다.
작업 중 IS의 위협도 계속된다. IS는 유전을 지키는 경비원들을 향해 계속해서 방해 공작을 놓는다. IS는 아직까지도 인근에서 이라크 정부군과 교전을 벌이는데 가끔씩 작업장 근처로 포탄이 떨어질 때가 있다고 한다.
IS는 지뢰와 급조폭탄(IED)을 진화 장소 곳곳에 설치해 놓기도 했다. 연방경찰 폭발물제거반이 돕고 있지만 아직까지 지뢰나 폭발물이 10여개 있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진화 작전이 시작된 뒤 현재까지 120개의 IED가 발견됐다.
CNN은 이것이 "IS가 운용하는 초토(焦土) 전술의 충격적인 예시"라고 설명했다.
앞서 이라크 군은 지난달 17일 탈환전을 시작한 이후 모술 동부의 40%에 달하는 영역을 탈환한 상태라고 밝혔다. 하지만 IS의 저항이 극렬해 탈환전이 완료될 시점은 미지수다.
icef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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