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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활절 연휴 멕시코 뒤흔든 지진 공포

호국영인 2014. 4. 19. 17:58

 

부활절 연휴 멕시코 뒤흔든 지진 공포

(멕시코시티=연합뉴스) 이동경 특파원 = 부활절을 앞둔 '성 금요일'(good friday)인 18일(현지시간) 멕시코 수도 멕시코시티에 강력한 지진 공포가 엄습했다.
이날 오전 9시30분께 멕시코시티를 포함한 중남부에 규모 7.2(미국 지질조사국 발표)의 지진이 발생하자 일대 주민들은 집 밖으로 황급히 뛰쳐나가 몸을 숨긴 채 불안에 떨어야 했다.
멕시코시티 산타페와 인근 멕시코주(州)의 인테르로마스 등지의 아파트에 주로 거주하는 한국인들도 마찬가지였다.

↑ 18일(현지시간) 멕시코 중남부 일대에서 발생한 규모 7.2의 지진으로 게레로주의 주도 칠파신고의 한 주택가 외벽이 무너져 주차된 차량이 부숴졌다.(AP=연합뉴스)

거실 바닥에 장식품이 떨어지고 부엌 찬장에 있던 그릇이 쏟아질 정도의 진동이 30여 초간 이어지자 공포에 질려 속옷 차림으로 대피하는 주민들의 모습도 눈에 띄었다.
한국인이 많이 사는 한 아파트의 현지 관리인은 "지진에 익숙하지만 이번에는 정말 크게 흔들렸다"고 말했다.
후속 지진을 우려한 주민들은 아파트 안으로 다시 들어가지 않고 야외에서 한참을 대기했다.
멕시코시티 시내에는 상점의 간판이 떨어지는가 하면 일부 지역 건물 외벽이 무너지는 등의 피해가 발생하기도 했다.
멕시코시티 주민들은 1985년 멕시코시티에서 6천 명의 목숨을 앗아간 규모 8.1의 지진 참사 악몽을 떠올리기도 했다.
이번 지진에 따른 대형 건물 붕괴와 사상자 등 큰 피해는 아직 보고되지 않았다.
그러나 부활절 연휴를 집에서 쉬는 주민들은 후속 지진 등을 우려해 불안이 가시지 않은 모습이다.
이번 지진의 진앙은 태평양 연안 게레로주(州)의 휴양지 아카풀코 인근으로 멕시코시티와 270㎞ 이상 떨어진 곳이다.
이때문에 게레로의 주도 칠파신고에서는 일부 지역에 전력 공급이 잠시 끊기고 주택가 외벽이 붕괴하는 등 피해를 본 것으로 전해졌다.
멕시코시티는 진앙과 멀지만 3개의 지질 구조판 위에 연약한 호수지반으로 형성돼 있어 이번 지진에 크게 영향을 받은 것이라고 미국 지질조사국(USGS)은 분석했다.
1985년 지진의 진앙은 멕시코시티와 400㎞ 떨어진 태평양 연안이었다.
게레로에서는 작년 3월에도 이번과 유사한 규모 7.4의 지진이 발생해 멕시코시티에까지 영향을 미친 적이 있다.
USGS에 따르면 이번 지진은 '게레로 지진 공백역'(Seismic Gap), 즉 과거에 큰 지진이 발생한 이후 오랫동안 재발하지 않아 다시 큰 지진이 일어날 가능성이 있는 곳에서 발생했다.
이곳은 지질 구조판이 맞물려 거대한 지진 에너지를 품고 있다고 USGS는 설명했다.
1911년 규모 7.6의 지진이 이 지역에서 발생한 바 있다.
지질학자들은 이곳에서 최대 규모 8.4의 지진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면서 면밀한 조사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