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힐링되는 서울 걷기 명소 "왜 이제 알았을까"

호국영인 2019. 9. 25. 07:25

힐링되는 서울 걷기 명소 "왜 이제 알았을까"

       

[꿀팁백서] 서울 혼자 걷기 명소 '진관사 계곡' 강추

[편집자주] 김대리가 생활 속 꿀팁을 전합니다. 엄마, 아빠, 싱글족, 직장인 등 다양한 모습의 김대리가 좌충우돌 일상 속에서 알아두면 유용한 생활정보를 소개합니다. 의식주, 육아, 여행, 문화 등 생활 곳곳에서 만나는 깨알정보에서부터 "나만 몰랐네" 싶은 알짜정보까지 매주 이곳에서 꿀한스푼 담아가세요.


맑은 물이 흐르는 진관사 계곡. / 사진 = 오진영 기자


#"아, 힘들다." 김 대리는 이번 주도 지쳤다. 거래처 전화와 밀린 일들… '불금'이 다가왔지만 김 대리는 기쁘지 않다. 짧은 주말을 지내고 나면 다시 무서운 월요일이 돌아온다. 기분 전환 겸해서 여행이라도 가볼까, 생각했지만 몇 시간씩 운전할 생각을 하니 이내 더 피곤해진다. "어디 가까운 힐링 장소 없나?"

가을이 성큼 눈 앞으로 다가왔다. 찜통 같던 더위에서도 벗어나 시원한 바람이 불어오는 계절이다. 하늘은 높고, 단풍은 물들고… 이럴 때일수록 힐링이 필요하다. 하지만 요즘은 어디 가기가 겁난다. 비용도 비용이려거니와, 오가는 데 걸리는 시간도 만만치 않다. 모처럼 쉬는 주말을 이동하는 시간으로 낭비하고 싶지 않다. 이런 사람들을 위해, '서울 내 걷기 명소'를 추천한다. 서울시 공식 관광정보 웹사이트 'Visit Seoul'이 권하는 곳을 직접 걸어보고 검증했다.

◇서울 안에서 느끼는 자연, 진관사 계곡

진관사 계곡 산책길. / 사진 = 오진영 기자


진관사 계곡은 서울 시내서 대중교통으로 찾을 수 있는 계곡으로 이름이 알려진 명소다. 3호선 연신내역 3번 출구서 버스로 10분 내의 거리에 위치한 진관사 계곡은, 개구리는 물론 도롱뇽까지 볼 수 있는 1급 샘물이 넘쳐난다. 바위도 넓어 앉아 쉬기도 좋다. 근처에는 은평 한옥마을이 있어 전통문화를 체험해 볼 수도 있다.

아는 사람이 많이 없어 시간만 잘 맞추면 주말에도 한적한 산책로를 즐길 수 있다. 근처에는 카페, 음식점 등이 즐비해 발품을 조금 팔면 배도 만족스러운 '오감 만족'산책로다.

눈 앞을 채우는 맑은 샘물은, 도롱뇽이나 개구리가 살 수 있을 정도로 깨끗한 물이다. 진관사 계곡은 보호구역으로 지정되면서 물에 들어가는 것이 금지되었지만, 여름 등 성수기에 한해 개방한다. 맑은 물에 발을 담그고 하늘을 올려다보며 녹음(綠陰)에 취해 있으면 신선 놀음이 따로 없다.

진관사 계곡 근처 북한산 둘레길. / 사진 = 오진영 기자

근처에는 북한산 둘레길이 있다. 북한산 둘레길은 나무가 빼곡하게 서 있어, 비가 와도 마치 실내를 걷는 것 같다. 주말에도 사람이 드물어 조용히 앉아 계곡 물 소리에 귀를 기울이기도 좋다. 이날 두 아이와 함께 진관사 계곡길을 찾은 독일 출신의 대학 교직원 율리안(39)은 "진관사 계곡을 즐겨 찾는다"면서 "바쁜 일상을 떠나 자연에 취할 수 있는 좋은 장소"라고 이야기했다.

◇전통 한옥의 매력…은평 한옥마을

은평 한옥마을. / 사진 = 오진영 기자

은평 한옥마을은 2013년 시범 한옥인 화경당(和敬堂)을 시작으로 현대 기술로 만들어진 한옥이 조성된 인공 마을이다. 군데군데에 체험관이나 박물관 등이 들어서 있으며, 이 곳에서는 현대와 과거가 잘 조화된 마을 전경을 느낄 수 있다.

근처에 위치한 은평역사한옥박물관은 한옥 건축 과정, 마을 역사 등을 전시한다. 박물관 옥상에는 전망대가 있어 한옥마을 전경 뿐 아니라 북한산까지 한 눈에 볼 수 있다.

은평구청에서 조성한 '셋이서문학관'. 누구나 들어가 쉬어갈 수 있다. / 사진 = 오진영 기자

마을 끝자락에는 은평구청이 조성한 ‘셋이서 문학관’이 있다. 천상병 시인, 중광 시인, 이외수 소설가의 사진이 입구에서 방문객들을 맞는다. 누구나 들어가서 시원한 물 한 잔을 마시고 책을 읽을 수 있다. 일반 가정집처럼 꾸며진 '셋이서 문학관'은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운영한다. 매주 월요일이나 명절에는 휴관한다.

◇'강남구 대신 은평구 진관외동 기자촌

은평구 기자촌 전경. / 사진 = 오진영 기자

은평 한옥마을을 나와, 연신내역 쪽으로 10분 남짓 걸으면 기자촌이 있다.

은평구 진관외동 175번지 일대에 있는 마을인 기자촌(村)은 기자들이 집단으로 거주하던 마을에서 이름이 유래했다. 일명 '불도저 시장'으로 불리던 전 서울시장 김현옥(1926~1997)이 1960년대 말 무주택 언론인들에게 집을 마련해 준다며 후보지를 선정한 것이 시초다.

당시 원래 부지는 강남구 논현동이었으나, 논현동을 돌아본 기자들이 불같이 화를 냈다고 한다. "이런 장화를 신고 다녀야 하는 촌구석에서 어떻게 살 수 있느냐?"빗발치는 항의에 결국 부지는 북한산 밑 은평구 진관외동으로 결정되었다. 지난 2006년 은평뉴타운 건립에 따라 기자촌의 건물들은 대부분 철거되고, 현재는 공원부지로 지명만 남아 있다.

기자촌 제2구역 근린공원. / 사진 = 오진영 기자

기자촌 근처에는, 운동 시설과 소담한 산책로가 있는 기자촌 제2구역 근린공원이 있다. 언덕 꼭대기에 위치한 기자촌 제2구역 근린공원은, 기자촌을 한눈에 내려다 볼 수 있다. 뒷배경으로는 북한산을 지고 있으며 푸른 하늘의 정취도 마음껏 느낄 수 있다. 찾는 사람이 드물어 '홀로 걷기'를 즐기기에도 좋다.

오진영 인턴 jahiyoun23@m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