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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양풍으로 날아가는 '우주 돛단배' 시험 비행 시작

호국영인 2019. 7. 25. 05:43

태양풍으로 날아가는 '우주 돛단배' 시험 비행 시작

프랑스 작가 베르나르 베르베르가 쓴 소설 '파피용'에서 나오는 우주범선처럼 커다란 돛을 펴고 우주를 항해하는 우주선이 떴다.

행성협회는 지난달 25일 발사한 '우주 돛단배' 라이트세일 2호가 23일 오전 2시 40분(미국 동부시간) 지구 궤도에서 돛을 펼치고 시험비행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우주 돛단배가 우주비행한 건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일본우주항공연구개발기구(JAXA)에서는 2010년 최초의 우주 돛단배인 '이카로스'를 시험비행하는 데 성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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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트세일 2호, 최초로 지구 궤도에서 비행


라이트세일 2호가 태양돛을 펴고 우주항해하는 모습을 상상한 일러스트. 행성협회 제공

프랑스 작가 베르나르 베르베르가 쓴 소설 '파피용'에서 나오는 우주범선처럼 커다란 돛을 펴고 우주를 항해하는 우주선이 떴다. 소설 속 우주범선처럼 돛이 태양풍을 받을 때 추진력을 얻는다.

베르베르는 천문학자 칼 세이건이 1970년대 설립한 행성협회에서 진행해왔던 라이트세일 프로젝트에서 이 같은 아이디어를 얻은 것으로 알려졌다. 행성협회는 지난달 25일 발사한 '우주 돛단배' 라이트세일 2호가 23일 오전 2시 40분(미국 동부시간) 지구 궤도에서 돛을 펼치고 시험비행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라이트세일 2호는 2015년 행성협회가 개발한 라이트세일 1호의 업그레이드 버전이다.

지구 궤도에 올라 돛을 활짝

라이트세일 2호는 빵 덩어리 하나만 한 입방체다. 지구상에서는 돛을 둘둘 말고 있다가 우주로 나가면 활짝 편다. 전체 넓이가 32제곱미터나 된다. 돛이 태양풍을 맞을 때 추력을 얻어 우주를 비행한다. 또한 광각카메라 2개가 달려 있어 우주비행 동안 다양한 이미지를 수집할 예정이다.

태양은 우주로 광자를 방출한다. 광자는 질량은 없지만 운동량이 있다. 그래서 돛단배가 바닷바람을 가르고 달리는 것처럼 라이트세일 2호도 태양풍을 맞는 힘으로 우주를 항해할 수 있다. 

라이트세일 프로젝트를 이끌고 있는 데이브 스펜서 미국 퍼듀대 항공학 교수는 "태양풍은 무한한 에너지"라며 "라이트세일에 닿는 태양풍은 손바닥에 얹은 종잇장처럼 가볍게 느껴지지만 지속적으로 받으면 점점 비행속도를 높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미국항공우주국(NASA)이 발사한 쌍둥이 탐사선 보이저는 목적지까지 가는 데 40년 이상 걸렸다"며 "만약 태양돛을 달아 추진력을 이용했다면 20년만에 갔을 것"이라고 비유했다.

우주 돛단배가 우주비행한 건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일본우주항공연구개발기구(JAXA)에서는 2010년 최초의 우주 돛단배인 '이카로스'를 시험비행하는 데 성공했다. 하지만 방향을 조절하는 데 실패해 금성까지 지나쳤고 결국  2015년 연락이 끊겼다. 

지구 궤도에 진입해 방향을 조종하는 데 성공한 우주 돛단배는 라이트세일 2호가 처음이다. 이를 위해 행성협회 과학자들은 라이트세일 2호에 '모멘텀휠'을 달았다. 위성의 자세를 제어할 때 쓰는 장치로, 라이트세일이 태양과 항상 수직방향을 유지하게 한다. 

NASA 역시 우주 돛단배를 연구 개발하고 있다. 최소 10년 안에 소행성을 탐사하기 위해 우주 돛단배를 띄울 계획이라고 알려졌다.

스펜서 박사는 "계획대로라면 라이트세일 2호는 최소 한달, 가능하다면 1년동안 지구 궤도를 비행할 예정"이라며 "라이트세일 2호가 지나가는 모습을 지구상에서 맨눈으로도 볼 수 있는 때가 가끔 있는데, 행성협회에서 관측 가능 지점을 알리겠다"고 말했다. 

칼 세이건의 딸이자 천문학자인 사샤 세이건은 "라이트세일 2호는 우주에서 성간 여행을 할 수 있는 방법 중 실현 가능성이 가장 높다"며 "이번 미션이 성공하면 우주여행에서 한계점 중 하나인 연료 문제도 해결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추후 임무를 마친 라이트세일 2호는 돛을 다시 접고 지구 중력에 의해 대기권으로 진입할 예정이다.

행성협회는 홈페이지(httpwww.planetary.org)를 통해 라이트세일 2호가 현재 지구궤도에서 어디쯤 지나는지 위치를 제공하고 있다. 사진은 24일 오후 2시 현재 라이트세일 2호가 지나는 위치. 행성협회 제공
라이트세일 2호가 7월 7일 지구를 찍은 사진. 행성협회 제공

     [이정아 기자 zzung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