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여왕 엘리자베스 2세의 93세 공식 생일행사 '트루핑 더 컬러(Trooping the Colour)'가 8일(현지시간) 버킹엄궁 일대에서 열렸다. 이날 행사에는 찰스 왕세자 등 왕실 가족이 총출동해 엘리자베스 여왕의 생일을 축하했다. 엘리자베스 2세는 이날 군기분열식을 지켜보기 위해 황금색 영국 왕실 문장이 새겨진 전용 마차를 타고 행사장에 도착했다.
오는 10일 98세 생일을 맞는 여왕의 남편 필립공은 이날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필립공은 고령을 이유로 지난 2017년 왕실 공무에서 은퇴했다. 해리 왕자와 마클 왕자비 부부, 카밀라 왕세자빈과 미들턴 왕세손빈은 한 마차에 함께 타고 행사장에 나타났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영국 방문 당시 공식행사에 나타나지 않았던 마클 왕자비는 첫째 출산 이후 4주 만에 이날 대중 앞에 처음 모습을 드러냈다. 찰스 왕세자와 윌리엄 왕세손, 여왕의 딸 앤 공주는 검은 털모자를 쓴 채 직접 말을 타고 행진했다.
41발의 축포와 함께 시작된 퍼레이드를 지켜본 여왕과 왕실 가족은 버킹엄 궁으로 돌아와 발코니에서 영국 공군의 공중분열식을 지켜봤다. 공중분열식에는 영국 공군의 최신 전투기를 포함해 20여 대가 참여했고, 공군 곡예비행단(Red Arrows)의 비행도 선보였다.
여왕의 진짜 생일은 4월 21일이지만 전통적으로 생일 축하행사(Trooping the Colour)는 6월 둘째 주 토요일에 열린다. '트루핑 더 컬러(Trooping the Colour)'의 기원은 17세기 찰스 2세 당시 기수 집결 훈련에서 시작됐다.
이후 1748년부터는 국왕의 생일을 기념하기 위한 퍼레이드 행사로 정착됐고 왕실 가족과 영국 국민, 수많은 관광객이 함께 즐기는 공식축하 행사로 자리 잡았다.
이 행사는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이 왕위에 오른 1952년 이후 철도파업이 있었던 1955년을 제외하고 매년 열렸다. 오종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