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번째 생일 맞은 '히든 피겨스' 주인공
미국의 우주 임무를 성공으로 이끈 흑인 여성 세 사람의 이야기를 담은 영화 '히든 피겨스'의 실제 주인공 중 한 명인 수학자 캐서린 존슨(100·사진)이 26일(현지 시간) 100번째 생일을 맞았다.
1962년 미국의 또 다른 우주비행사 존 글렌이 우주선에 탑승하기 직전 "그 여자 분(존슨)이 숫자를 확인할 수 있도록 해달라"며 "그분이 옳다고 하면 출발하겠다"고 말한 일은 유명한 일화로 남아 영화 히든피겨스에서도 묘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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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항공우주국(NASA)은 이날 캐서린 존슨의 100번째 생일을 축하하는 기념 행사를 열었다. 아프리카계 미국인인 존슨은 1960년대 우주 개발 경쟁에서 소련에 뒤쳐져 있던 미국이 유인(有人) 우주 계획을 성공시키고 다시 반등할 수 있도록 도운 핵심 인물이다. 인류가 최초로 달을 밟을 수 있었던 것도 존슨이 정확하게 로켓 궤도를 계산한 덕분이었다. 그녀가 ‘인간 컴퓨터’로 불리는 이유다.
1918년 8월 26일 웨스트버지니아 주 남부의 화이트설퍼스프링스에서 태어난 존슨은 어려서부터 수학과 계산에 뛰어난 재능을 보였다. 당시 흑인 아이들에게 허용된 공교육은 8학년(중학교 과정)까지였지만, 그녀의 재능을 알아본 부모님은 존슨이 고등학교에 진학할 수 있도록 도왔다. 금기를 깨고 14살의 나이로 고등학교를 졸업한 존슨은 웨스트버지니아주립대에 입학해 수학과 과학을 전공했다.
졸업 후 수학자를 꿈꿨던 존슨은 1952년 NASA의 원형인 국립항공학자문위원회(NACA)에서 수학자를 선발한다는 소식을 전해 듣고 지원하면서 항공우주 분야로 진출하게 됐다. 초기에는 단순 계산을 하는 일에만 투입됐지만 출중한 실력을 인정받아 1958년부터 은퇴에 이른 1986년까지는 지금의 NASA 랭리연구센터에서 항공우주 기술자로 활약했다.
1961년 미국 최초의 우주비행사인 앨런 셰퍼드를 태운 ‘머큐리 레드스톤 3호’의 로켓 궤도를 계산한 것이 대표적이다. 1962년 미국의 또 다른 우주비행사 존 글렌이 우주선에 탑승하기 직전 “그 여자 분(존슨)이 숫자를 확인할 수 있도록 해달라”며 “그분이 옳다고 하면 출발하겠다”고 말한 일은 유명한 일화로 남아 영화 히든피겨스에서도 묘사됐다. 1969년 사상 최초로 달에 착륙한 우주선 ‘아폴로 11호’의 궤도 역시 존슨의 손을 거쳤다.
이 같은 성과에도 50여 년 동안 존슨의 업적은 그녀가 흑인이자 여성이란 이유로 빛을 보지 못했다. 그러다 최근 들어 책과 영화를 통해 소개되면서 뒤늦게 재평가를 받게 됐다. 지난해 NASA는 존슨의 업적을 기려 NASA 랭리연구센터 내에 화성과 달 등 유인 우주탐사 계획에 필요한 각종 궤도계산 임무를 담당하는 ‘캐서린 존슨 계산연구소’를 개소했다. NASA가 미국 우주개발을 주도한 백인 남성 정치인이나 과학자 대신 흑인 여성의 이름을 따 연구시설의 이름을 지은 건 처음이다. 앞서 2015년에는 대통령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웨스트버지니아주립대는 교내에 존슨 동상을 세우고 존슨의 100번째 생일을 하루 앞둔 25일 제막식을 가졌다. 존슨은 이날 행사에 참석해 “내 삶은 그저 운이 좋았을 뿐”이라며 “내가 하고 싶고 해야 할 일을 했다. 혼자서 한 일은 없었다”고 말했다.
[송경은 기자 kyungeu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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