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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폐 소년과 안내견의 우정, '만약 우리가 만나지 않았다면..'

호국영인 2016. 2. 27. 19:14

자폐 소년과 안내견의 우정,

'만약 우리가 만나지 않았다면..'


자폐 소년을 세상과 연결하는 안내견이 네티즌들에게 훈훈한 감동을 주고 있다. 소년의 가족은 안내견이 아니었다면 여전히 세상은 그들에게 각박한 곳이었을 거라고 말한다.

뉴질랜드 웰링턴에 사는 제임스(9)는 자폐증을 앓고 있다. 소년 옆에는 래브라도 종(種) 안내견 마헤(3)가 항상 붙어있다. 이달초, 제임스가 MRI 촬영을 위해 병원에 갔을 때도 마헤는 소년 옆을 떠나지 않았다.

마헤를 만나기 전까지 제임스는 누구와도 눈을 마주치지 않았다. 손이 닿는 것도 싫어했다. 입도 열지 않았고, 세상과 어떠한 소통도 하지 않으려 했다. 그런 아들을 보는 엄마 미첼은 안타까움에 가슴이 저려왔다.

제임스와 마헤가 만난 것은 이들의 사연을 알게 된 뉴질랜드의 안내견 협회(ADNZ) 덕분이었다.

미첼은 미국 ABC 뉴스에 “세상과 단절되었던 아들은 마헤만은 끔찍이 아낀다”며 “마헤를 부둥켜안거나 옆에 눕는 것도 마다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제임스와 마헤가 병원에 나란히 등장했을 때 의료진은 호기심을 나타냈다. 침대에 누운 제임스 옆에 마헤가 뛰어올랐을 때도 의료진은 개를 내쫓기는커녕 소년을 위로하는 마음에 감동했다.

특히 제임스가 마취주사를 맞고 잠들었을 때는 마헤가 옆에서 코를 킁킁거리며 걱정했다. 주인이 어떤 처지인지, 어디가 아파서 병원에 왔다는 것 등을 짐작한 듯했다. 주사 맞는 아들을 보고 가슴이 무너졌던 미첼에게 마헤는 큰 위로를 주는 존재였다.


제임스는 마헤가 입은 조끼에 달린 줄과 연결되어 있다. 그 덕분에 제임스 혼자서도 마헤의 도움을 받아 간단한 외출 정도는 할 수 있다. 듬직한 마헤의 모습에 아들이 옆에서 잠시 떨어지더라도 미첼은 안심한다.

ADNZ “제임스와 마헤의 우정이 자폐증을 보는 사람들의 시선을 바꾸기를 바란다”며 “감동적인 사연을 접하게 돼 오히려 우리가 더 고맙다”고 말했다.

김동환 기자kimcharr@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