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들 이야기

김진태 검찰총장과 홍명보 감독

호국영인 2015. 11. 6. 02:06

 

김진태 검찰총장과 홍명보 감독

 

지난 해 7월 홍명보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이 사퇴 기자회견을 가졌습니다. 브라질 월드컵 16강 도전에 실패한 책임을 지고 기자회견장에 나섰습니다. 경기력과 전술에 대한 여러 비판이 쏟아졌습니다. 여론은 악화되면서 당초 '유임'하기로 내부적으로 방침을 정했던 대한축구협회도 더 이상 버티지 못했습니다. 홍명보 전 대표팀 감독은 기자회견에서 이렇게 말했습니다.

“월드컵을 마친 후 인천공항에 내리면서 사퇴라는 말을 하게 되면 비난을 피해갈 수 있었지만, 이 비난까지 받는 것이 내 몫이라 생각했다. 그동안 월드컵 기간에 경기력, 기술적인 문제 등에 대해 모든 것을 내가 판단했고 결정했다"

축구 대표팀을 부를 때 통상적으로 감독을 선장에 비유해 '히딩크호' '홍명보호' '슈틸리케호' 등으로 부릅니다. 11명이 그라운드를 뛰는 건 다르지 않지만 누가 국가대표에 발탁되느냐, 어떤 전술을 구사하느냐는 전적으로 감독의 몫입니다. 한 선수가 결정적인 기회를 여러차례 날려서 지더라도 선수의 책임으로 돌리기 보다는 감독의 책임과 전술의 실패로 귀결됩니다. 선수의 출전을 선택한 것도 감독의 결정이기 때문입니다. 감독은 대표팀의 얼굴이자 전부인 것입니다. 그래서 감독은 결과에 책임을 지는 사람입니다. 막강한 권한이 주어지는 만큼 무거운 자리입니다.

화제를 바꿔보겠습니다. '검사동일체'의 원칙이라는 게 있습니다. 검사의 검찰권 행사는 검찰총장을 정점으로 상하복종관계에 있다는 원칙입니다. 대한민국 검찰의 모든 수사는 검찰총장이 보고받지 않거나 지시하지 않는 사건이 없다는 얘깁니다. 총장은 검찰의 상징일 뿐만 아니라 검찰에서 벌어지는 모든 일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하는 힘든 자리라는 뜻이기도 합니다.
 

김진태검찰총장
김진태검찰총장

며칠 전 김진태 검찰총장이 대검찰청 마지막 확대간부회의에서 한 발언을 놓고 뒷말이 무성합니다. 발언의 한 대목을 살펴보겠습니다.

"기업 전체를 마치 의사가 종합진단을 하듯이 수사하면 표적수사라는 비난을 초래하게 되고, 수사의 공익적 목적에 배치된다는 지적을 피하기 어려울뿐 아니라 성공여부도 장담할 수 없다"

'포스코 비리 수사'를 우회적으로 비판한 발언이라는 해석이 지배적입니다. 최근 검찰이 한 대표적인 기업수사이기도 합니다. 김진태 총장은 취임 초기 "환부를 도려내는 수사"를 강조했습니다. 포스코 수사가 총장의 철학과는 다른 측면이 있었다는 점을 부인하기 어렵습니다.

환부를 도려내는 수사 원칙을 축구에 비유하자면 수비축구를 하다 타점높은 한 번의 역습으로 골을 만드는 전술과 유사합니다. '포스코 수사'는 이런 김진태 총장의 전술과는 차이가 있었습니다. 전원공격 전원수비에 수비라인을 한참올려 공격수부터 상대를 압박하는 '게겐프레싱'과 유사할 정도로 말입니다.

감독의 전술과 다르게 팀이 경기를 끌어갔다면 선수나 코치를 교체했어야 합니다. 하지만 8달 동안 검사충원이 있었을 뿐 핵심인물들은 단 한명도 바뀌지 않았습니다. 기존의 전술과 달랐지만 검찰총장의 허가나 결정없이 수사팀의 자의적으로 결정한 게 아니라는 뜻으로도 해석됩니다.

'포스코 비리 수사'를 김진태 검찰총장이 몰랐을리 없다는 뜻입니다. 오히려 검찰 일각에서는 김진태 총장이 포스코 수사를 수사 착수 전부터 독려했다는 얘기도 합니다. 김진태 총장과 포스코 수사를 분리해서 바라볼 수 없다는 얘깁니다.  그런데 이제와서 김진태 총장이 진두지휘한 수사를 스스로 비판한 것이라면 어떤 관점에서 바라봐야 하는 것인지 선뜻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 자성의 목소리로 이해해야 하는 것인지...아니면 유체이탈 화법으로 이해해야 하는 것인지 말입니다.

다시 검사동일체의 원칙으로 돌아가겠습니다. 검찰총장은 검찰 수사에 대해 무한책임을 지는 자리입니다. 수사가 잘돼도 총장의 공이요, 잘못되면 총장의 책임입니다. 검찰총장은 오케스트라 지휘자와 같습니다. 어떤 수사가 지나치게 서두른다 싶으면 잠시 열기를 식혀주는 것도, 수사 진척이 되지 않으면 수사팀을 다그치는 조율자의 역할을 합니다.

권력형 비리 수사가 불가피 할 땐 검찰총장이 직을 걸고 수사를 진행할지 용단을 내려야하기도 하지만 명분이 없는 수사라는 판단이 든다면 수사를 접으라고 지시하는 것도 역시 총장의 역할입니다. 모든 책임은 검찰총장이 집니다. 그래서 총장을 존경하지 않는 검사가 없고 마찬가지로 총장의 발언을 무겁게 그리고 어렵게 받아들이지 않는 검사가 없습니다.

포스코 수사의 실패를 자인하는 것이라면 김진태 총장에게는 수사를 멈출 수 있는 세번의 기회가 있었습니다.
포스코 수사의 1단계인 포스코건설 비자금 조성 의혹 수사당시 정점에 있던 정동화 전 포스코건설 부회장에 대한 구속영장이 기각된 시점입니다.

구속영장은 검찰에게 수사의 성공을 가늠하는 1차 관문...그러나 가장 중요한 분수령입니다. 영장이 발부되면 검찰 수사는 정당성과 명분을 얻고 순항할 수 있게 됩니다. 검찰을 견제할 법원이 검찰의 명분에 힘을 실어준다는 의미로 해석됩니다.

영장이 기각될 경우 따가운 여론의 눈총이 시작됩니다. '무리한 수사'라는 비아냥과 함께 말입니다. 검찰이 넘어야 할 벽은 사실 법원보다 여론의 벽이 더 높고 무겁습니다. 수사하기 2배는 더 힘들어집니다. 영장청구의 정당성을 확보하기 위해 더 깊이 내밀하게 수사가 들어갈 수 밖에 없습니다. '표적수사' '먼지털이 수사'라는 비판을 감수하고서라도 말입니다. 검찰로서는 일종의 도박입니다. 그래도 일선 검사들이 직을 걸고 수사에 나서는 이유는 검찰총장이라는 든든한 지원군이 있기 때문입니다. 검찰총장은 그런 존재입니다.

무리한 수사라고 판단했다면 김진태 총장은 바로 이 지점에서 수사를 멈췄어야 했습니다. 수사 착수 3달째인 5월 23일의 얘깁니다. 이미 구속됐던 포스코건설 임원들이 상당수 있었으니 정관계 로비 의혹을 밝혀내지 못하더라도 포스코 내부의 먹이사슬 처럼 엉켜있는 구조적 비리를 규명했다는 명분은 얻을 수 있었습니다. 적어도 실패한 수사라는 오명을 쓰진 않았을 것입니다.

2번째 기회는 배성로 동양종합건설 전 회장의 영장이 기각됐을 시점입니다. 무리한 수사였는가에 대한 평가는
이견이 존재합니다. 배 전 회장 측에서 증거인멸 시도가 여러차례 있었다는 점, 배 전 회장 측이 국책은행에 돈을 갚지 않았는데 갚은 것처럼 법원이 오해한 측면도 있는지라 검찰 수사를 마냥 비판하기도 어렵긴 합니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배성로 전 회장의 영장 기각은 여론이 등을 돌리게 된 포스코 수사의 결정타가 되버렸습니다.

3번째 기회는 이상득 전 의원 소환입니다. 포스코 비리 수사의 정점입니다. 검찰이 대한민국 기간산업의 발목을 잡는다. 포스코 개혁에 방해가 되고 있다는 비판 속에서도 그래도 검찰 내부적으로는 상당한 첩보를 확보해 들어갔던 수사였습니다. 비판은 있었지만 수사동력이 남아있었기에 가능했던 일이었습니다. 그러나 검찰은 불구속 기소를 결정했습니다.

검찰, 이상득 전 의원 불구속 기소
검찰, 이상득 전 의원 불구속 기소

이상득 전 의원은 이명박 전 대통령의 친형이자 '영포라인'의 핵심으로 거론되는 전정부 실세 중의 실셉니다. 거물급 인사를 피의자로 소환해서 '불구속' 하기로 결정한 건 아무리봐도 석연치 않습니다. 수사는 서울중앙지검에서 하지만 영장청구 여부에 대한 결정은 대검찰청과 무관하지 않습니다.

수사가 마뜩치 않았다면 김진태 총장이 결단을 내리고 제동을 걸었어야 합니다. 검사동일체라는 조직에서 검찰총창의 발언이 수사팀을 되려 비판한다고 해석된다면 어느 검사들이 검찰총장을 의지하겠습니까? 검찰총장은 수사결과에 대한 책임을 지는 자리지, 수사에 대한 비판을 대외적으로 하는 자리가 아닙니다. 포스코 수사는 검찰 역사에서 김진태 검찰총장의 수사로 기록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이한석 기자lucaside@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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