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 최악 폭우 한 달...아물지 않은 상처 "살길 막막"
사상 최악 폭우 한 달...
아물지 않은 상처 "살길 막막"
청주시 미원면의 안모(82) 할아버지는 지난달 16일 집중호우로 집이 침수되는 피해를 본 지 한 달이 넘도록 경로당 신세를 지고 있다.
자원봉사자들의 도움으로 집 안 청소는 겨우 마쳤지만, 도배 등 집안 정리가 제대로 마무리되지 않은 탓에 여전히 집에서 생활하지 못한 채 '이재민 신세'다.
안 할아버지는 "평생 이런 폭우는 처음이야. 물이 집을 삼킬 듯 쏟아져 들어올 때는 겁이 나서 가재도구도 제대로 챙기지 못하고 도망하다시피 몸을 피했다"고 당시의 끔찍한 상황을 떠올리며 고개를 내저었다.
피해액 546억원, 복구 2천457억원..완전복구 '아득'
(청주=연합뉴스) 변우열 기자 = "쓸만한 가재 도구라고는 하나도 없으니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 할지 막막해"
청주시 미원면의 안모(82) 할아버지는 지난달 16일 집중호우로 집이 침수되는 피해를 본 지 한 달이 넘도록 경로당 신세를 지고 있다.
자원봉사자들의 도움으로 집 안 청소는 겨우 마쳤지만, 도배 등 집안 정리가 제대로 마무리되지 않은 탓에 여전히 집에서 생활하지 못한 채 '이재민 신세'다.
안 할아버지는 "평생 이런 폭우는 처음이야. 물이 집을 삼킬 듯 쏟아져 들어올 때는 겁이 나서 가재도구도 제대로 챙기지 못하고 도망하다시피 몸을 피했다"고 당시의 끔찍한 상황을 떠올리며 고개를 내저었다.
안 할아버지는 앞으로 살아갈 길이 더 막막하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지금이야 사회단체들이 지원해 준 밥솥과 쌀, 라면 덕에 연명하고 있지만, 늙어서 벌이가 없는데 수해로 잃은 가재도구를 어떻게 다시 마련하고 생필품을 마련할지…"라며 말을 잇지 못했다.
지난달 15일과 16일 최고 300㎜가 쏟아진 폭우는 충북 사상 최악의 수해를 기록하며 한 달이 넘도록 곳곳에 아물지 않은 깊은 상처를 남겼다.
이번 집중호우로 1천638가구 4천432명의 이재민이 발생했다. 14일 현재까지 14가구 29명이 여전히 경로당, 마을회관 등에서 생활하고 있다.
피해액은 국가재난정보관리시스템(NDMS) 기준으로만 보더라도 공공시설 414억9천만원, 사유시설 131억6천만원 등 총 546억5천만원에 달한다.
민간 피해액은 정부가 주는 재난지원금을 기준으로 산정했기 때문에 농경지, 아파트, 화물차, 공장시설 등을 포함하면 실제 피해 규모는 상상을 뛰어넘는 수준이다.
재난지원금은 주택의 경우 전파 900만원, 반파 450만원, 침수 100만원이다. 농경지는 유실·매몰됐을 때 최대 1천560만원까지 지원되고, 침수된 곳은 농약대금만 지원된다.
이번 수해로 발생한 쓰레기 분량도 1만5천t에 달한다.
청주시 85만 명의 시민이 하루 평균 배출하는 쓰레기는 450t이다. 이를 기준으로 하면 이번 폭우로 발생한 쓰레기는 청주시민 85만명이 33일간 배출하는 쓰레기 양과 같은 규모다.
수해가 발생한 직후 각계의 지원 등이 이어지면서 대부분 시설은 응급복구를 마쳤지만, 항구 복구까지는 얼마가 더 걸릴지 예상하기조차 쉽지 않은 상황이다.
그나마 지난달 청주와 괴산을 특별재난지역으로 지정돼 피해 복구에 들어가는 비용 중 지방비 부담분의 일부를 국고에서 추가로 지원받게 돼 재정 부담을 덜게 됐다는 것이 위안거리다.
그러나 보은·증평·진천은 특별재난지역에서 제외된 데다 엄청난 복구비용을 자치단체와 수재민들이 감당하기는 여전히 힘든 수준이다.
NDMS를 통해 분석한 복구액은 공공시설 999억3천만원, 사유시설 138억2천만원 등 총 1천137억5천만원이다.
여기에 개선복구비 1천319억8천만원을 더하면 총 복구비 규모는 2천457억3천만원으로 늘어난다.
그동안 수해복구에 7만5천여명이 참여했다. 특히 충북 이외의 지역에서 1만4천900여명이 복구 지원에 나서 큰 힘이 됐다.
장비도 굴삭기 4천800여대를 비롯해 7천800여대의 장비가 투입됐다.
또 전국 재해구호협회와 사회복지공동모금회 등을 통해 의연금 30억3천만원, 의연금품 15억5천만원 등 45억8천여만원 상당의 의연금품이 접수됐다.
전국 재해구호협회는 오는 18일까지 의연금품 접수를 마친 뒤 배분할 예정이지만, 침수피해를 본 생계형 화물차와 아파트 주민들은 의연금도 지원받을 수 없는 처지다. '의연금 관리 운영규정'에 이들에 대한 마땅한 지원 규정이 없기 때문이다.
충북도는 지난 14일 재해구호협회를 방문해 생계형 화물차 69대에 4억1천만원, 아파트 813가구에 7억3천만원의 의연금을 배분해 달라고 요청했다.